[대구/경북]삼성상용차퇴출3년

동아일보

입력 2003-10-08 18:16 수정 2009-08-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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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성상용차가 11월로 문을 닫은 지 3년이 된다. 지역경제 회생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삼성상용차(대구 달서구 성서3차산업단지)는 2000년 11월 3일에 단행된 정부의 2차 구조조정 조치로 퇴출됐었다. 삼성상용차 퇴출로 부도 회오리에 휘말린 178개 협력 업체(대구 44개 업체)는 ‘삼성상용차 협력업체 생존비상대책위원회(삼생회)’를 구성, 서울의 삼성그룹 본사와 대구시청 앞 광장에서 3년째 릴레이 시위 등을 벌이며 그룹 차원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삼성측은 아직까지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상용차 퇴출이후 대구지역 경제계가 삼성그룹에 요구해 온 ‘대체투자’ 문제도 흐지부지 된 상태. 삼성상용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삼성상용차 퇴출로 당시 부품 등을 조달한 협력업체가 설비투자로 인한 손실과 재고보유, 어음부도 등으로 총 1380억원의 피해를 입었으나 삼성측은 피해 보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물지 않는 협력업체의 상처=삼성상용차에 부품을 댔던 C씨는 “삼성측이 트럭 생산대수를 늘리는 등 투자를 할 것이라는 말만 믿고 3년 전 40억원을 금융권에서 빌려 공장을 세웠으나 삼성상용차가 문을 닫는 바람에 전재산을 몽땅 날리고 실업자로 전락, 시름의 나날을 지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대구 D사 대표 A씨도 “금융권 등에서 120억원을 조달, 2100여평의 자동차부품 생산 공장(종업원 100여명)을 세워 운영에 들어갔으나 날벼락 같은 삼성상용차 퇴출로 빚만 잔뜩 진 상태”라며 “가족들과 달성공단에서 조그마한 철광공장을 운영하며 겨우 연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삼성그룹에 대해 △대화창구 개설 △삼성상용차가 퇴출전 협력업체에게 결제를 확약한 어음 및 외상 등 매출채권에 대한 변제△협력업체 투자설비 및 보유 재고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상용차 부지는 어떻게 되나=대지 18만1224평,건물 2만6195평에 이르는 삼성상용차 부지 처리 문제가 지역 경제계 초미의 관심사다. 산업용지 부족난을 겪고 있는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공장용 부지인데다 파산절차로 수년째 활용이 미뤄지고 있는 이 부지(설비 포함)는 현재 삼성상용차의 채권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 근저당(1134억원) 설정돼 있다. 지금까지 2차례의 공매에서 유찰돼 이달 17일 다시 3차 공매가 시도될 예정. 감정가 1917억원의 이 부지는 유찰과정을 거치면서 값이 떨어져 현재 939억원이 최저경매가로 제시된 상태나 덩치가 커 아직까지 매입 희망자가 나서지 않고 있다. ▽대구시 입장=시는 삼성상용차 부지에 대규모 자동차 제조업체가 입주, 당초 개발계획대로 활용되는 것을 원하고 있으나 자동차업계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지역 산업구조 개편을 위한 첨단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는 삼성 상용차 터 3차 경매에 대구 도시개발공사를 참여시켜 터를 매입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 삼성 상용차 터에 첨단기업을 유치하는 계획을 추진, 주목을 끌고 있다. 대구신당추진위원회 이강철 공동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IT 분야 외국 다국적 기업의 삼성상용차 부지 유치를 위해 신당 차원에서 접촉을 벌인 결과 최근 한 업체가 입주의사를 전해왔으나 “대상업체와 유치시기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삼성상용차, IMF한파 누적적자 4500억▼ 삼성그룹은 당초 삼성상용차에 1조5000억원을 투자, 연간 20만대의 트럭 을 생산, 2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 지역민들을 기대에 부풀게 했다. 대구시와 지역경제계는 지역 섬유산업을 대체할 주력업종으로 자동차부품 산업단지를 지목, 성서공단의 삼성상용차와 달성군 구지공단의 쌍용자동차 공장과 위천국가산업단지와 자동차산업벨트를 추진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했으나 실패했다. 삼성상용차는 98년 IMF한파로 내수와 수출 길이 막히면서 적자가 늘어났다. 2000년 당시 누적적자가 4502억원에 달해 법원에 의해 파산선고를 받고 퇴출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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