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루지 열풍’…개성 없는 강원 관광 될라?

뉴스1

입력 2019-03-19 09:48 수정 2019-03-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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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지.(뉴스1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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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가 먼저 시작…2곳 운영 중, 2곳은 준공 예정
지자체들도 ‘눈독’ …출혈 경쟁 우려 목소리 높아


최근 체험형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강원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너도나도 ‘루지 열풍’이 불고 있다.

이 때문에 각 지역 개성을 잃어버릴까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강원도는 아직 지자체별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벌써부터 도 차원에서 지자체별 사업추진 여부를 논의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이다.

◇도내 리조트들이 루지 사업에 먼저 나서

도내에선 리조트 업체들이 루지 사업에 먼저 나섰다.

2017년 7월 홍천 대명 비발디파크 루지월드가 오픈함으로써 도내 첫 성공사례로 꼽혔다. 스키 비시즌에 기존 초급 S자 코스(발라드 슬로프 833m), 최고속도 10~15㎞이며 아이와 어른 모두 다 탈 수 있다.

비발디파크 루지월드에 이어 2018년 7월 평창 용평리조트가 발왕산 해발고도와 동일한 1458m의 루지 시설을 도입했다. 오는 7월에는 횡성 둔내면 웰리힐리파크도 루지 체험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강원랜드 ‘하이원루지’는 2020년 준공될 예정이다.

강원랜드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총 184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정선군 사북읍 하이원 그랜드호텔 운암정~탄광문화공원부지인 동원C지구 일원 약 10만2000㎡ 면적에 ‘하이원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원루지’는 1891m의 루지 전용 트랙과 6인승 리프트기, 루지교육장, 무인매표소, 포토존 등으로 구성된다. 2020년 10월 준공 및 개장을 목표로 오는 5월부터 설계에 들어가게 되며 투자할 예정이다.

◇루지 경쟁 과열에 ‘신중 또 신중’…강원도 “사업 논의 아직 일러”

강원도 18개 시·군에선 5개 시·군이 루지 사업을 추진할 계획 중에 있지만 몇몇 지자체들은 지나친 루지 사업경쟁에 휘말릴까 신중에 또 신중을 기울이고 있다.

태백시는 당초 1억4000만원을 들여 지난해 5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매봉산 루지사업 용역을 진행하려 했지만 미진한 사업계획과 타 시군별 동향 파악이라는 이유로 남은 용역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지난해 11월 중지시켰다. 반면 30여억 원을 들여 365세이프타운 뒤편 중앙지구대~동점동 강원도소방학교 1.5㎞ 구간의 도로를 이용해 내년 상반기 루지 시설 조성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용역이 지난 2월말부터 발주돼 4월말까지 진행된다.

횡성군은 당초 옛 국도42호선을 이용해 우천면에서 안흥면에 걸쳐 2.9㎞ 길이의 루지 체험장을 조성하려고 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당초 예산에 사업비 20억 원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으나 사업 타당성과 군 직영에 따른 문제점 여부에 대한 충분한 고려와 검토가 필요하다며 의회가 전액 삭감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횡성군은 1회 추경에 20억 원을 다시 편성해 의회에 제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릉시는 정동진 일원에 민간자본 유치를 전제로 추진되던 ‘루지’ 조성사업에 대해 경제성 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 하기로 했다.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1’ 이상으로 나와 사업성은 있다고 판단됐으나 전국 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하는 상황 등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동계올림픽 이후 관광객 유인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추산 사업비만 240억 원에 달하는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쉽지 않고 동해안 비경을 자랑하는 정동진 일원 자연환경을 훼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재검토 배경이 됐다.

동해시는 삼화동 일대에 시비 16억 원 등을 포함한 총 사업비 140억 원을 들여 루지 체험장을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아직은 설계단계에 머물고 있다. 최근엔 루지사업으로 저명한 한 독일기업 측이 현지를 방문한 뒤 현장실사를 토대로 5월 말 쯤 사업 추진여부에 대한 회신을 동해시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밖에 원주시는 판부면 신촌리 일원에 원주댐을 건설하면서 2023년 완공을 목표로 그 일대 36만㎡ 부지에 420억 원을 투입해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이 관광단지에 들어서는 시설 중 레포츠시설로는 루지체험장을 조성해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공직에 있는 한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서로 너도나도 비슷한 사업을 추진해 자치단체 간 출혈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최근 가장 핫한 루지사업이 곳곳에서 우후죽순으로 추진되면서 각 지역 고유의 개성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만호 도 경제부지사는 “아직까지 지자체로부터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국·도비 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면서 “각 지자체별로 사업을 구성하고 있는 단계이기에 벌써부터 도 차원에서 지자체별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하기엔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강원=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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