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땅’ 광양(光陽), 백운산 단풍이 물들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입력 2018-11-12 15:55 수정 2018-11-12 16:02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광양 백운산

산 끝에 걸쳐있던 단풍이 어느새 길 곳곳으로 떨어져 휘날리는 계절이다. 오곡이 풍성해지는 이 계절에, 가을 햇살이 가득한 태양의 땅 광양에도 더운 여름을 인내하던 작물들이 생명이 결실을 맺었다.

광양 백운산은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호남정맥이 남도지방을 휘감아 돌다가 남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우뚝 선 호남정맥 최고봉 1,222m의 높은 산이다. 산줄기가 북동향으로 뻗어있어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며, 광양만의 따뜻한 바닷바람과 풍부한 일조량, 그리고 비가 많이 오는 다우지로서 식생이 자라나기엔 최상의 조건지이다.

이 같은 조건을 바탕으로 백운산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다음으로 가장 많은 다양한 식생이 서식하는 곳이며, 가을이면 수 많은 광양의 농산물들이 고개를 내미는 생명의 땅이기도 하다. 백운산에는 서울대 학술림이 위치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어 수많은 희귀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또 백운산은 도시민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휴식하고, 명상과 치유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휴양지이자 자연학습장으로도 유명하다. 백두대간 호남정맥이 시작되는 백운산 정상에 오르면 해발 1,000m가 넘는 거대하고 장쾌한 지리산의 주능선과 남해안의 한려수도, 광양만의 환상적인 조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백운산은 예부터 봉황, 돼지, 여우 등 세 가지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영산으로 풍수적으로도 좋은 지형을 갖춰 풍부한 기(氣)를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고려 태종의 탄생을 예언해 풍수설의 대가로 알려진 도선국사가 이곳 백운산에 옥룡사 터를 잡고 35년간 수많은 제자를 키워내기도 하였으며, 백운산에 차나무를 심어 광양에 선차(禪茶)문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현대에는 산림청에 의해 한국의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광양시는 이러한 백운산의 수려한 경관과 다양한 수종을 보존하고, 잘 정비된 산책로와 숙소를 구비하는 등 백운산 자연휴양림으로 개발하여 해마다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편안히 머물다 가는 곳이 됐다.

광양의 가을은 주황색이라고 한다. 광양은 전국에서 초록빛 매실로 가장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오곡이 익는 가을이 되면 광양 대봉감의 실한 과실이 광양 땅 곳곳을 물들이기 때문이다. 광양은 이름부터가 빛 광(光)에 볕 양(陽)자를 쓰는 만큼 연간 일조량이 풍부한 곳이다. 여기에 광양을 품고있는 백운산 덕분에 작물이 자라기엔 최상의 조건을 자랑한다.

또 백운산과 광양의 풍부한 일조량은 대봉감을 키워낼 뿐만 아니라 명품 먹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백운산 금강송 숲의 깨끗한 공기와 광양의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만들어지는 광양의 곶감은 명품 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기성품에 비해 맛, 당도, 향 등 관능성이 우수하고 보관기간이 길다. 이를 바탕으로 광양시는 지난 2016년 ‘광양곶감’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특허를 받아 최상의 품질임을 인증 받았다.

감 말고도 광양의 대표적인 가을 작물로는 밤이 있다. 밤나무는 뿌리가 뻗을 땅과 기후조건이 맞지 않으면 열매의 품질이 저하되어 결실이 나빠지지만, 백운산의 자연환경은 밤나무가 자라기에도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섬진강의 바다안개는 기온을 완충시켜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여 밤 생육에 가장 결정적인 도움을 주며, 이러한 조건들 덕분에 광양 백운산의 밤은 일반적인 밤들에 비해 한 알에 5~10g가량 더 크고 굵게 자라난다.

이밖에도 백운산의 가을에는 감, 밤, 돌배, 참다래, 애호박, 생강, 표고버섯, 잎들깨 등 작물들과 다양한 산약초들을 수확할 수 있어, 광양의 가을은 백운산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도 광양의 풍성한 가을은 백운산과 함께 보기 좋은 단풍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동아닷컴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관련기사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