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먹으러 일본 갈까… ‘하룻밤 해외여행’ 붐

강승현 기자

입력 2018-09-14 03:00:00 수정 2018-09-14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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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영향 1박2일 상품 급증

직장인 윤형진 씨(33)는 최근 휴가를 내고 일본 후쿠오카로 1박 2일 ‘깜짝 여행’을 다녀왔다. 휴가 기간이 이틀밖에 되지 않아 부산행 기차를 알아보던 윤 씨는 10만 원짜리 후쿠오카 왕복 비행기 티켓을 발견하고 바로 마음을 바꿨다. 비행시간도 1시간 남짓에 불과했다. 해외여행을 너무 급하게 다녀오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깐 했지만 서울과 부산 왕복 교통비가 10만 원을 훌쩍 넘는 걸 감안하니 일본에서 초밥과 라면만 먹고 와도 ‘남는 여행’일 것 같았다.

하룻밤이었지만 윤 씨는 후쿠오카타워 전망대에 오르고 모모치 해변을 걸으며 일본 거리를 만끽했다. 오후에는 1시간 정도 떨어진 근교 온천에도 다녀왔다. 윤 씨는 “우스갯소리로 초밥 먹으러 일본 가자는 말을 했었는데 실제로 1박 2일로 해외여행을 오게 될 줄 몰랐다”면서 “가격도 싸고 거리도 가까워 앞으로도 싼 비행기표가 생기면 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들 가운데 1박 2일 단기 해외 항공권 구매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1박 2일 단기 항공권 구매 비율은 전년 대비 일본은 26%, 중국은 24%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증가율이 10%대에 그쳤지만 2015년부터는 20%를 넘어서며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14년에 비하면 올해 1박 2일 해외 항공권 구매자는 50% 이상 늘었다. 중국행 1박 2일 단기 항공권의 경우 지난해 구매 비율은 전년 대비 33%나 늘었다. 구체적인 행선지는 일본은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중국은 상하이, 칭다오, 베이징을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하룻밤 해외 여행객’이 많아진 건 저비용항공사(LCC)의 확대와 최근 불고 있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바람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의 여객시장 점유율은 국내선의 경우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해외로 나가는 인천국제공항 여객 점유율도 30%대를 돌파했다. LCC가 활성화되면서 일본과 중국행 여객기의 객단가는 2014년 대비 15%가량 낮아졌다. 갑자기 예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땡처리’로 나오는 일본 중국행 티켓은 왕복 항공권이 10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워라밸이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분위기도 여행 트렌드 지각변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이전에는 해외여행이 몇 년에 한 번 있는 특별한 일이었는데 요즘은 돈이 좀 더 들더라도 해외로 나가 많은 경험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박 2일 단기 항공권 구매자는 일본은 20대(29.1%)가, 중국은 30대(28%)가 가장 많았다.

박혜련 인터파크투어 마케팅팀 팀장은 “단기여행 상품이 크게 늘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연령도 낮아져 12세 이하 아동 해외여행객이 매년 평균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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