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의 투얼로지] 주윤발처럼 ‘차찬텡’ 가기…다이파이동서 술 한잔

김재범 기자

입력 2018-04-26 05:45 수정 2018-04-2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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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인기 차찬텡 체인점 ‘취와’(Tsui Wah) 침사추이점(위쪽). 다양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차찬텡은 홍콩 서민 식문화를 대표하는 공간이다. 카오룽 조단역 근처에 있는 거리음식점 ‘블록18도기스누들’(아래쪽)은 ‘강아지 국수’라는 특색 있는 면요리로 미슐랭 가이드 거리음식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맛집이다.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딤섬집 팀호완, 미슐랭스타로 유명
주윤발 단골집선 토스트와 밀크티
싱흥유엔 ‘토마토국수’ 강력 추천
완탕면·우육탕면 등 면요리도 일품


홍콩은 미식투어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지역이다. 비행기로 3시간 안팎이라는 접근성도 좋지만,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부터 값싸면서 맛있는 극강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거리 음식까지 취향과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고르는 즐거움이 있다는 것도 남다른 매력이다. 딤섬, 완탕, 그리고 차찬텡과 다이파이동까지 홍콩인들의 맛집 세계를 소개한다.

전통방식으로 운영하는 딤섬집 린흥 티하우스의 다양한 딤섬들.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사람냄새 물씬 로컬 맛집부터 미슐랭3스타까지, 딤섬

딤섬은 일명 얌차(飮茶 Yum Cha)라고도 한다. 91년 역사를 자랑하는 린흥 티하우스(蓮香樓·Lin Heung Tea House)는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전문점이다. 조금 불편하기는 해도 홍콩스런 분위기에서 딤섬을 맛보고 싶다면 강추 맛집이다. 종류도 다양하고, 현대화되거나 외국 관광객 입맛에 맞춰 순화되지 않은 ‘오리지널’ 홍콩 딤섬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팀호완(添好運 Tim Ho Wan)은 인지도에서는 린흥 티하우스나 장국영의 단골집이었다는 예만방보다도 더 유명한 딤섬집이다. 삼수이포(Sham Shui Po), 노스 포인트(North Point), 타이콕추이(Tai Kok Tsui) 등 5개 지점이 있는데 모두 문정성시를 이룬다. 홍콩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으로도 꼽힌다.

만약 궁극의 럭셔리함을 즐겨보고 싶다면 룽킹힌(龍景軒 Lung King Heen)이 있다. 무려 미슐랭3스타 레스토랑인데 고가의 재료와 세련된 플레이팅을 자랑한다. 물론 그만큼 비싸 가볍게 맛을 보려면 점심에 1인당 500홍콩달러(약 7만원) 이상 생각해야 한다.

로컬맛집 란퐁유엔의 인기 메뉴 햄누들.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홍콩 특유의 음식문화, 차찬텡(茶餐廳)

우리로 치면 술과 식사를 함께할 수 있는 대중음식점이다. 간편한 아침식사부터 점심, 저녁, 그리고 일과 후 마시는 한잔 술에 이르기까지 홍콩인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는 공간이다. 그만큼 홍콩스런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

미도 카페(美都餐室 Mido Cafe)는 1950년에 문 연 차찬텡이다. 홍콩 특유의 예스러운 인테리어는 홍콩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선 것 같다.

소호에 본점이 있는 란퐁유엔(蘭芳園·Lan Fong Yuen)은 가장 유명한 차찬텡이다. 허름한 동네 식당으로 보이지만, 1952년에 문을 열어 65년째 영업하고 있고 알란탐, 주윤발 등 홍콩 스타들의 단골집으로 소문난 곳이다. 여러 메뉴 중 프렌치 토스트가 가장 인기 있는데, 차를 실크스타킹으로 거르는 ‘실크스타킹 밀크티’도 유명하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공간도 좁은 이런 로컬 차찬텡이 부담스럽다면 ‘취와’, ‘치케이’ 등 현대적인 인테리어와 다양한 메뉴를 가진 프랜차이즈 차찬텡을 찾아가도 좋다.

다이파이동 싱흥유엔의 시그니처 메뉴 토마토 국수.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홍콩의 포장마차, 다이파이동

다이파이동은 홍콩식 노점식당, 또는 포장마차라 할 수 있다. 소호에 있는 싱흥유엔(勝香園 Sing Heung Yuen)은 대표적인 다이파이동이다. 거리 계단 앞 공간에 천막을 치고 간의 식탁과 의자를 펼쳐 영업을 한다. 이곳의 명물 메뉴는 토마토 국수. 면을 우리네 라면이나 쌀국수, 마카로니 중 선택할 수 있다. 토마토 ‘육수’(?)로 낸 국물이 뜨겁다는 것이 재미있다. 한국 관광객에게는 아침 해장에 좋다고 인기가 높다.

떠들썩한 저녁 술자리의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센트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나 카오룽 삼수이포에 다이파이동 골목을 방문해 보자.

미슐랭 추천 거리 음식 블록18도기스누들의 인기 메뉴들.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홍콩 요리의 자부심, 면요리

싱흥유엔과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카우키(Kau Kee)는 소고기 국수로 유명하다. 양조위 단골집으로도 명성이 높다. 늘 줄을 서야 하지만 테이블 회전이 빨라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영어 메뉴가 있어 주문이 쉽다.

지하철 틴하우(Tin Hau 天后)역 근처 일렉트릭 로드에 있는 시스터 와(華姐 Sister Wah)는 소고기 국수에서 카우키와 쌍벽을 이루는 맛집이다. 이 집도 늘 사람이 많아 합석을 각오해야 한다.

블록18도기스누들(Block18 Doggie’s Noodle)은 거리 음식점이다. 길가의 조그만 노점으로 지하철 조단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면발이 강아지 꼬리처럼 생긴 강아지 국수가 간판 메뉴다. 면의 식감이 좋고 국물도 구수한 것이 매력이다.

홍콩식 완탕면의 숨은 맛집 잉키누들의 완탕면. 홍콩|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관광객들의 즐겨 찾는 명소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주택가 있는 잉키누들(英記美點小食 Ying Kee Noodle)은 홍콩 완탕면의 숨은 명소이다. 현대화되지 않은 60년대식 전통 홍콩 완탕면을 맛볼 수 있다. 외관상으로는 유별난 점이 없는 평범한 동네 가게지만, 미슐랭 가이드의 추천 거리음식점 중 하나이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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