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거리는 가파도 청보리밭의 손짓, 5월에 오라하네

김재범 기자

입력 2017-04-27 05:45 수정 2017-04-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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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파도의 완만한 구릉을 따라 펼쳐진 청보리밭. 가파도는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제주의 다른 명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걷기여행을 즐길 수 있다. 해물짬뽕, 보리쌀 막걸리, 홍해삼(홍삼) 등 섬에서 맛보는 별미도 가파도 여행의 매력 중 하나이다. 제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18만평의 드넓은 보리밭 물결에 감탄
청보리축제에 올레길 코스도 매력적

올인·대장금 촬영지 송악산 해안 절경
저지문화예술인마을 갤러리·공방 눈길

2017년 봄 여행주간이 5월 황금연휴의 문턱인 4월29일부터 14일간 열린다. 이번 봄 여행주간에 나들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특히 끄는 곳은 제주다. 사계절 다양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제주지만, 특히 유채를 비롯한 봄꽃이 만발하고 온화한 기후로 여행하기 좋은 5월은 여행의 적기다. 평소에는 국내외 관광객으로 늘 북적이는 곳이지만, 중국 한한령으로 단체관광객이 줄면서 요즘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5월 연휴에 제주에서 삶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들을 정리했다.


● 해변길 트레킹하며 청보리밭 물결 볼까, 가파도

행정구역으로 서귀포시에 속한 제주도 섬 중에 네 번째로 큰 섬이다. 그래봐야 섬 둘레가 4.2km 정도여서 천천히 걸어서 돌아본다고 해도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면 넉넉하다. 가파도 가는 배는 모슬포항에서 타는데, 3시간 간격으로 하루 세 차례(모슬포 출발 09:00·12:30·15:10) 운항하고 20분이면 도착한다.

가파도는 해발 20m가 최고 높이일 정도로 낮고 평평하다. 언덕이라 부를 곳도 별로 없어 걷거나 자전거를 빌리면 충분하다. 제주올레길 10-1코스가 이곳에 있다. 가파도 여행의 매력은 역시 청보리밭이다. 겨울농사로 보리를 재배하는데 59만5041m²(18만평)의 넓은 보리밭이 바람에 물결처럼 살랑거리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다. 5월7일까지 가파도 청보리축제가 열린다. 선착장에서 내려 바로 섬에서 가장 높은 중앙의 가파 초등학교로 가서 청보리밭을 봐도 되지만, 3시간 간격의 여객선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싶다면 선착장에서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도는 트레킹을 추천한다. 대부분 선착장 왼쪽 개엄추리코지 정자 방향 길을 선호한다. 걷다 보면 길 왼쪽으로는 바다, 오른쪽으로는 야트막한 구릉과 청보리밭이 펼쳐진다. 남쪽 가파포구에 가까워지면 바다 너머로 마라도가 제법 가깝게 보인다. 뱃시간에 여유가 있다면 이곳 명물인 홍해삼(홍삼)을 안주 삼아 보리쌀 막걸리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송악공원 해안 산책길


● 남쪽 해안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오네, 송악산

해발 104m인 아담한 높이의 오름이지만 제주의 매력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명소이다. 가파도에 가기 전 또는 나오면서 들르면 좋다. 정상으로 가는 산책길에서는 가파도, 마라도, 형제섬 등 제주 앞바다의 경치가 보인다. 동쪽 화순해변 방향으로 다부진 몸집의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이, 반대로는 모슬포항이 내려다보인다. 정상에서는 한라산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아쉽게도 2020년 7월 말까지 정상과 탐방로 상당부분이 식생 복원을 위해 출입 금지됐다.

하지만 통행이 허용된 중턱까지의 산책로를 거닐더라도 충분히 이국적인 풍광을 즐길 수 있다. 화산 분출과 바닷물의 침식으로 이루어진 10∼14m 높이의 깎아지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을 볼 수 있고, 다른 한쪽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만들어 놓은 해안 포대와 동굴기지의 흔적도 남아 있다. 산 아래는 예쁜 유채꽃밭이 있어 사진찍기 좋다. 멋진 해안풍광 덕분에 각종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아 드라마 ‘올인’, ‘대장금’을 이곳에서 찍었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현대미술관


● 차분하고 고즈넉한 숲속 갤러리 투어,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제주에는 매력적인 향토문화와 풍광에 반해 몇 년 전부터 적지 않은 문화·예술인들이 정착해 살고 있다. 제주 서쪽 내륙의 한경면 저지리에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그런 제주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제주에서 자주 접하는 관광지 특유의 살짝 들뜬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닌, 차분하고 고즈넉한 정서를 느낄 수 있다. 1999년 건립을 시작했고, 2007년 제주현대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문화, 예술인들의 공간으로 발전했다. 조용한 숲길을 따라 예술인들의 작업실과 갤러리, 집, 스튜디오, 카페 등이 자리잡고 있는데, 제주현대미술관을 비롯해 관람 가능한 갤러리와 공방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중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제주의 상징인 돌담과 김창열 화가의 주요 작품 테마 물방울이 어우러진 독특한 건물부터 눈길을 끄는 곳이다. 1587m² 규모의 미술관에서는 김창열 화가로부터 기증받은 220점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상설전시와 역량있는 젊은 작가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획전시가 활발하게 열린다. 인근에 금속공예 작품을 전시하는 스페이스 예나르도 함께 들르면 좋다.

제주|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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