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탁위 소수 주주권 행사 찬성파 반발...재계 “정치논리 우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01-25 20:52 수정 2019-01-25 21:32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가 지난 23일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수탁위 의견은 기금위에 넘겨져 다음 달 1일 주주권 행사 여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수탁위 회의에서 ‘찬성표’를 던진 일부 위원이 언론을 통해 당시 회의 자료를 문제 삼고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수탁위가 찬반투표를 실시한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공정경제추진전략회의에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권 행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수탁위와 반대되는 의견으로 이번 사안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수탁위에서는 한진칼의 경우 위원 9명 중 7명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반대표를 던졌고 대한항공에 대해서는 5명이 반대했다.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위원 2명은 뒤늦게 언론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수탁위에 제공된 기금운용본부 자료가 객관적이지 않고 투자 목적 변경 관련 법률은 유권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한진그룹 측이 수탁위와 사전 접촉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해야 한다. 이 경우 6개월 이내에 이뤄진 주식매매 단기차익은 반납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위원들은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2조에 따르면 주요주주의 경우 6개월 이내에 매수·매도 차익이 발생했을 때 그 이익을 법인에 반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10% 이상을 소유한 주주를 ‘주요주주’로 정의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단기차익 반환과 관련해 국민연금에 대한 ‘10%룰’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부 관계자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정부 의도에 맞춰 결과를 껴 맞추려는 행동에 나선 양상”이라며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수탁위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된 것으로 보일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주권 행사 여부 결정이 산업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지적인 논리가 배제된 공정한 결정이 이뤄지기 바란다”며 “국민연금이 본연의 역할을 고려해 국민 노후를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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