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항공권, 구매 7일 이내라면 약관 상관없이 환불가능

뉴스1

입력 2017-08-12 09:18:00 수정 2017-08-12 15:44:06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휴가철이 막바지에 이른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이 휴가를 마친 여행객과 마중나온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2017.8.8/뉴스1 © News1

여름휴가가 막바지에 이르자 항공권 예약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재화’는 계약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는 무조건 청약철회가 가능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사와 중계판매업자들이 실정법에 위반되는 자체 약관을 내세우며 환불을 거부하는 등 배짱영업을 하고 있어 관계 당국의 적극적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여행객 증가 추세에 발 맞춰 조금 더 싸고 편리한 항공권 구매 방식으로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가 성업 중에 있다. 과거 항공사 대리점을 찾아 직접 항공권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등을 통하거나 직접 항공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항공권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항공권 구매는 전자상거래법상 ‘재화 등의 구매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것에 해당하기 때문에 계약 내용에 관한 서면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는 ‘청약철회’, 즉 항공권 구매를 취소할 수 있다.

또 같은 법 18조 2항에 따라 청약철회를 한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대금을 환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법이 정한 기간 내에 환급하지 않을 경우 환급이 지연기간에 대한 지연이자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소비자는 항공사와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의 약관에 따른 환급거부를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항공권 취소에 따른 환불거부가 현행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항공사와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등이 환불을 거부할 경우 소비자를 구제할 수 있는 별도의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소비자보호원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할 수 있지만 항공사와 인터넷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이 버틸 경우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항공사와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가 대금을 환급하도록 강제력을 발휘할 있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내야 하지만 일반시민들에게 소송이 쉬운 일은 아니다.

◇ 법원 온라인항공권 7일 이내 환불 가능 판결했지만 항공사 ‘배짱’

항공사 등의 법 위반 영업에 소송을 내 법원이 소비자의 손을 들어준 1심 판결이 존재하지만 항공사 등은 대법원 확정판결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짱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마저 부리고 있다.

지난 6월 인천에서 미국 워싱턴 DC로 가는 항공권을 구매한 A씨(40)는 일정변경이 예상돼 구매 7일 이내의 시점에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 항공권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는 A씨가 항공권을 구매한 지 7일 이내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항공권 취소를 거부하며 자체 약관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인터넷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는 지난해 10월 한 소비자로부터 항공권 취소 거부에 따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 피소돼 패소판결을 받은 곳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하급심 법원의 판결을 무시한 채 배짱영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중앙지법 민사 15단독 박강민 판사는 B씨가 중국남방항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항공사는 B씨에게 156만 8000원을 지급하라”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박 판사는 “B씨가 항공권을 구입한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는 ‘통신판매업자’로서 항공사 환불 약관과 상관없이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다”며 “전자상거래법 제17조1항에서 정한 기한(7일) 이내 A씨가 항공권 계약취소 의사를 표시했으므로 항공사와 함께 B씨에게 항공권을 환불해 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중국남방항공과 인터넷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는 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고, B씨에게 항공권 대금을 반환하는 것을 거부했다.

◇“약관규제 공정위서 시정명령·과징금 부과 등 적극 조치해야”

관계당국의 미온적 대처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정법에 위배되는 약관을 단속할 책무가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항공사 등의 배짱영업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대표 변호사는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구매한 경우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7일 이내에는 환불을 받을 수 있는데 항공사 약관이 환불을 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다면 이는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이 경우는 자체 약관을 통해 실정법을 위반하는 것인데 약관규제는 공정위의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라면 공정위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부과 등 적극적 행정조치를 펴 나가면 이러한 폐단은 충분히 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라이프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