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미식] 매콤한 서대회무침·깔끔한 경주국밥 ‘밥도둑이네’

김재범 기자

입력 2017-08-11 05:45:00 수정 2017-08-11 15: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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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 달콤 매콤이 한데 어우러진 여수 백천선어마을의 서대회무침(가운데)과 돌게로 담근 간장게장(왼쪽), 삼치 갈치 등으로 이뤄진 모듬 생선구이다. 셋 모두 여름철 식욕을 돋구는 ‘밥도둑’들이다. 여수|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여수 백천선어마을 제철음식 서대회무침
부산 경주국밥 한그릇에 여행피로도 훌훌


KTX를 이용한 부담없는 1박2일 단기여행으로 좋은 여수와 부산. 풍광 좋은 명승지부터 과거 서민들의 고단한 삶의 흔적이 배어있는 근현대 유적까지 볼거리가 풍부한 도시들이다. 두 곳은 또한 볼거리 못지않게 지역 개성이 듬뿍 담긴 먹거리로도 자부심이 대단하다. 약간의 시간과 발품만 투자하면 향토색 짙은 재료에 맛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가격 또한 착한 맛집들을 만날 수 있다.


● 매력적인 식감과 푸짐한 상차림, 여수 백천선어마을의 서대회무침


서대는 몸이 납작한 것이 가자미와 비슷한 생선이다. 정확한 명칭은 참서대. 늦봄부터 초가을까지가 제철인 생선으로 서해와 남해에서 주로 잡혀 이쪽 섬이나 항구에 서대를 이용한 요리가 많다. 칼륨과 인이 풍부하고 생선살 자체의 맛은 담백하다. 식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보통은 코다리처럼 꾸덕꾸덕하게 말려 구이나 조림으로 먹는다.

그런데 여수에서는 이를 회무침으로 즐겨 먹는다. 잔칫상이나 제사상에는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소울푸드’다. 여수 서대회무침의 큰 특징은 새콤한 풍미를 더하기 위해 막걸리 식초로 야채와 함께 무친다는 점. 무더운 여름철 잘 버무린 매콤 새콤 달콤한 서대회무침을 공기밥과 함께 비벼 먹으면 “밥도둑이네”라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지역 대표 음식이다 보니 여수에는 많은 서대회 전문집이 있다. 그중 서대회무침을 맛보기 위해 찾아간 곳은 KTX 여수엑스포역 근처인 공화동 백천선어마을.

남도답게 토하젓, 꼬막무침, 갓김치 등 아기자기한 기본 찬으로 꾸며진 넉넉한 상차림이 우선 인상적이다. 주인공인 서대회무침은 양념과 생선이 잘 어우러져 식감이 매력적이고, 식욕을 돋구는 조금 자극적인 맛도 좋다.

서대회무침 못지않게 함께 주문했던 생선구이도 이 집의 주력메뉴. 삼치, 갈치 등을 구어 양념장을 얹어 내놓는다. 역시 공기밥을 생각나게 만드는 밥도둑 계열이다.

#사족:서대와 모양이 비슷해 종종 착각하는 생선으로 박대가 있다. 군산 지역이 유명한데, 역시 주로 말려서 조림이나 구이로 먹는다.

부산 경주국밥과 수육세트. 여수|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 깔끔한 국물맛, 부산 경주국밥의 수육백반

부산을 방문하거나 여행한다면 ‘머스트 잇’(must eat) 메뉴로 꼽는 것이 돼지국밥과 밀면이다. 돼지국밥의 인기는 이제는 거의 전국구 서울에서도 수준급으로 내는 곳이 여럿 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본고장에서 먹는 것이 최고다.

부산여행의 출발점인 KTX 부산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인 초량2동 백제병원(구) 사거리 근처인 경주국밥은 부산사람들이 추천하는 돼지국밥 맛집이다. 가게 정면에 위치한 돼지국이 끓고 있는 커다란 가마솥이 인상적이다. 홀과 좌식 테이블로 나누어져 있는데, 다 앉아도 30명 정도일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돼지국밥은 특유의 풍미와 ‘입술이 쩍쩍 붙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진한 국물을 내세우는 집과 반대로 고유의 맛은 유지하지만 국물이 상대적으로 맑고 깔끔한 뒷맛을 강조하는 곳으로 나눌 수 있다. 경주국밥은 후자이다. 곰탕 수준의 맑은 국을 내는 서울 광화문국밥이나 서교동 옥동식 정도는 아니어도 부산 돼지국밥으로서는 꽤 담백한 편이다. 돼지국밥 특유의 냄새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에게 좋지만, 반대로 현지의 진한 맛을 기대한다면 좀 실망할 수도 있다.

경주국밥의 인상적인 점은 엄청난 가성비. 돼지국밥, 내장국밥, 순대국밥, 섞어국밥 모두 6500원. 이곳에서 맛보길 강추하는 메뉴는 수육과 국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수육백반이다. 잘 삶은 빛깔마저 고운 돼지수육과 국밥을 함께 내는데, 9000원이다. 국밥 못지않게 입맛당기는 순대(4000원) 한접시를 시켜 여행길 낮술 한 잔의 호기를 부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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