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서관에 날개를]물놀이 지치면 책놀이… 피서지 찾아가는 ‘책 버스’
손효림기자
입력 2017-08-04 03:00 수정 2017-08-04 03:00
‘책 읽는 버스’ 동해안 순회 시작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서 첫선
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서 1일 최애나 씨(60·여)가 17개월 된 손녀 이지우 양에게 신체 구조를 알려주는 그림책 ‘손이 나왔네’를 놀이하듯 읽어주고 있었다. 연신 까르르 웃는 지우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림책은 바로 옆에 있는 이동도서관인 ‘책 읽는 버스’(책버스)에서 가져온 것. 엄마 김영화 씨(34)는 “지우가 어려서 물놀이를 오래 못 해 아쉬웠는데 책을 보며 놀 수 있게 돼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강원 지역 해수욕장과 국립공원 일대를 책버스로 누비는 일정을 시작했다. 첫 지역인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책버스가 머물렀다.
이날 에어컨이 켜져 시원한 책버스 안은 물론이고 인근 간이 의자와 돗자리에도 책을 읽는 아이와 어른들로 북적거렸다. ‘주식회사 6학년 2반’을 읽고 있던 조유현 군(12)은 “캠핑장에서 책을 읽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다. 책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언니와 함께 온 박소희 양(5)은 읽고 있던 ‘바다 100층짜리 집’을 세로로 펼쳐 보이며 “여기는 62층이고 계속 올라가면 100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양은 “어제는 좋아하는 ‘와이(WHY)’ 책을 많이 봤다”고 수줍게 말했다.
책버스에서는 영화 상영, 낭송회, 책갈피 및 배지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탈무드, 명심보감, 논어, 도덕경 포켓북도 무료로 나눠줬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5시부터는 대출도 가능하다. 책버스가 문을 열기 전에 미리 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캠핑장에 온 이들은 즐길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며 반겼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짐이 많아 책을 갖고 다니기 힘든데 책버스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독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해수욕, 관광 등을 한 후 책을 보며 한숨 돌리고 피로를 푸는 모습도 보였다. 신간 서적과 베스트셀러가 많아 더 눈길이 간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명선 씨(38·여)는 “두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남편과 산책하며 데이트를 했다. 남편과 단둘이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가져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탈무드, 논어 포켓북을 챙긴 후 “엄마 아빠에게 갖다드릴게요!”라고 외치며 달려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곳은 해수욕장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올해 개장 1주년을 맞은 캠핑장은 성수기에는 예약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클래식, 밴드 공연 등도 종종 개최한다. 김명옥 강릉관광개발공사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관리소장은 “독서 행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알차다는 반응이 많다”며 “방문한 분들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캠핑장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버스는 20일까지 고성군 송지호 오토캠핑장, 설악산 국립공원 등을 거쳐 동해시 망상오토캠핑리조트로 달릴 예정이다. ‘작은도서관…’ 대표인 김수연 목사는 “경치 좋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책과 함께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서 첫선
1일 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을 방문한 ‘책 읽는 버스’ 옆에서 아이들이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보고 있다. 책버스를 발견한 후 부모 손을 이끌고 달려오는 아이도 있었다. 강릉=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손이 쏙 나왔네∼. 지우 배꼽은 어디 있지?”강원 강릉시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서 1일 최애나 씨(60·여)가 17개월 된 손녀 이지우 양에게 신체 구조를 알려주는 그림책 ‘손이 나왔네’를 놀이하듯 읽어주고 있었다. 연신 까르르 웃는 지우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림책은 바로 옆에 있는 이동도서관인 ‘책 읽는 버스’(책버스)에서 가져온 것. 엄마 김영화 씨(34)는 “지우가 어려서 물놀이를 오래 못 해 아쉬웠는데 책을 보며 놀 수 있게 돼 정말 반갑다”고 말했다.
휴가철을 맞아 사단법인 ‘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이 문화체육관광부와 KB국민은행의 후원으로 강원 지역 해수욕장과 국립공원 일대를 책버스로 누비는 일정을 시작했다. 첫 지역인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에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책버스가 머물렀다.
이날 에어컨이 켜져 시원한 책버스 안은 물론이고 인근 간이 의자와 돗자리에도 책을 읽는 아이와 어른들로 북적거렸다. ‘주식회사 6학년 2반’을 읽고 있던 조유현 군(12)은 “캠핑장에서 책을 읽는 건 처음이라 신기하다. 책 내용이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고 말했다. 언니와 함께 온 박소희 양(5)은 읽고 있던 ‘바다 100층짜리 집’을 세로로 펼쳐 보이며 “여기는 62층이고 계속 올라가면 100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양은 “어제는 좋아하는 ‘와이(WHY)’ 책을 많이 봤다”고 수줍게 말했다.
책버스에서는 영화 상영, 낭송회, 책갈피 및 배지 만들기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탈무드, 명심보감, 논어, 도덕경 포켓북도 무료로 나눠줬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5시부터는 대출도 가능하다. 책버스가 문을 열기 전에 미리 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캠핑장에 온 이들은 즐길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며 반겼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짐이 많아 책을 갖고 다니기 힘든데 책버스 덕분에 쾌적한 환경에서 독서를 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다. 해수욕, 관광 등을 한 후 책을 보며 한숨 돌리고 피로를 푸는 모습도 보였다. 신간 서적과 베스트셀러가 많아 더 눈길이 간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명선 씨(38·여)는 “두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남편과 산책하며 데이트를 했다. 남편과 단둘이 이렇게 오붓한 시간을 가져본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미소지었다. 탈무드, 논어 포켓북을 챙긴 후 “엄마 아빠에게 갖다드릴게요!”라고 외치며 달려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곳은 해수욕장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올해 개장 1주년을 맞은 캠핑장은 성수기에는 예약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곧바로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클래식, 밴드 공연 등도 종종 개최한다. 김명옥 강릉관광개발공사 연곡해변솔향기캠핑장 관리소장은 “독서 행사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인데 알차다는 반응이 많다”며 “방문한 분들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캠핑장으로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버스는 20일까지 고성군 송지호 오토캠핑장, 설악산 국립공원 등을 거쳐 동해시 망상오토캠핑리조트로 달릴 예정이다. ‘작은도서관…’ 대표인 김수연 목사는 “경치 좋은 곳에서 많은 분들이 책과 함께 좀 더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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