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돼지갈비 vs 부산서 즐기는 진주냉면 vs 대구의 자존심 복불고기

김재범 기자

입력 2017-04-21 05:45 수정 2017-04-2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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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대구에는 남다른 내공을 자랑하는 맛집들이 있다. (맨위부터) 부산 초량동 동림갈비의 돼지갈비, 부산 대연동 하연옥 냉면, 대구 상동 미성복어의 복불고기.

■ 손맛 자랑하는 부산·대구 맛집

부산 초량동 동림갈비 돼지갈비란 이런 것!
부산 대연동 하연옥 70년 전통 진주냉면
대구 상동 미성복어 한번만 먹어도 중독

부산과 대구는 ‘백종원의 3대천왕’, ‘원나잇푸드트립’ 같은 먹방 프로그램과 SNS를 통한 맛집인증샷이 붐을 이루면서 미식투어의 인기 방문지가 된 지역이다. 사람들 관심은 대개 돼지국밥, 밀면, 막창, 찜닭 등의 로컬푸드나 떡볶이, 납작만두, 비빔당면 등 개성 강한 거리음식에 쏠려 있다. 하지만 두 도시에는 지역특성이 강한 향토음식이 아니라도 남다른 내공을 자랑하는 맛집들이 있다.


● 돼지갈비와 다섯 가지 김치, 부산 초량동 동림갈비

부산역 앞 초량전통시장 한 구석의 2층에 있는 작은 가게다. 초량갈비골목과 좀 떨어져 있고, 간판도 작아 초행길에 찾아가기는 제법 난이도가 있다. 외지인보다 인근 초량시장사람들과 기사들이 단골인, 진정한 의미의 지역 맛집이다. 내부 분위기는 위치만큼이나 평범하다. 메뉴는 생삼겹살과 돼지갈비, 그리고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전부. 그만큼 메인메뉴인 돼지고기에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다. 두툼하게 나오는 고운 선홍빛 생삼겹도 범상치 않지만 돼지갈비가 정말 탁월하다. 고기를 이리저리 이어붙인 이름만 갈비가 아닌 뼈와 함께 제대로 저며낸 ‘진짜’ 돼지갈비다.

기본 상차림으로 깔리는 김치도 범상치 않다. 배추김치부터 무김치, 갓김치, 물김치, 파김치 등 다섯 가지가 한꺼번에 오른다. 불판에 잘 구워 육즙이 제대로 배인 돼지갈비를 여러 김치에 번갈아 올려 먹는 재미가 남다르다.


● 진주냉면을 부산에서?, 부산 대연동 하연옥

냉면 마니아라면 ‘부산 하연옥’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다. 그럴만한 것이 하연옥은 원래 진주를 대표하는 70년 역사의 냉면 노포다. 평양냉면, 함흥냉면 못지않게 마니아를 거느린 하연옥 진주냉면을 부산에서 만날 수 있는 게 대연동 점포다. 매장에 들어서면 우선 전혀 냉면집스럽지 않은 인테리어에 놀라게 된다. 인테리어나 소품을 보면 파스타나 디저트 전문점을 떠올릴 정도로 모던한 분위기다. 하연옥 진주냉면의 특징은 육수를 낼 때 멸치, 디포리 등의 생선을 쓰고 면 위에 고명으로 육전을 올린다는 점. 양이 무척 푸짐하기 때문에 진정한 대식가가 아니면 곱배기는 시키지 않은 것이 좋다.


● 대구10미의 자존심, 대구 상동 미성복어

대구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는 복어전문점. 1978년에 문을 열어 이제 거의 40년이 다 된 제법 연륜 있는 집이다. 꽤 큰 규모지만 점심, 저녁 때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북적거린다. 이곳을 대표하는 주력 메뉴는 복불고기다. 콩나물황복, 새송이황복, 모듬황복, 밀복, 복돼지, 오징어복어 등 복불고기의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특이하게도 주문을 하면 양념과 콩나물을 버무려 조리해서 가져온다. 얼핏 무교동 서린낙지의 불판을 떠올릴 정도로 무척 매워보이는 모습이지만 외양만큼 맵지는 않다. 적당히 중독성 있는 매운 맛이 계속 젓가락을 가게 만든다. 곁들여 나오는 단호박 물김치도 시원스런 단맛이 꽤 괜찮다. 가게에서 별도로 판매할 정도로 인기품목이다. 다만 유명세가 있어 늘 사람이 많다 보니, 살뜰하게 손님을 챙겨주는 서비스는 좀 약한 편이다.

대구·부산|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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