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줄고, 경쟁 심해지고…벼랑 끝에 선 허니문 여행사

뉴스1

입력 2019-01-07 15:21:00 수정 2019-01-07 15:2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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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만 유명 여행사 4곳 부도로 폐업
혼인율은 줄고 패키지보다 자유여행 선호해


신혼여행 이미지© News1

지난해 토종여행사들의 영업 중단 사태가 이어진 가운데 최근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의 존립이 위태롭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온다.

지난해에만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의 부도 및 폐업으로 피해를 입은 예비 신혼여행부부만 300여 쌍이 넘는다. 피해금액도 최소 10억원대 이상으로 알려졌다.

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 유명 허니문 전문 여행사 4곳이 갑작스럽게 폐업신고를 했다.

해외 휴양지에 늘어나는 호텔 수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한 영업력과 줄어드는 혼인율, 여행사 난립에 따른 경쟁력 약화 등 여러 요인으로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관계자는 “여행사 규모와 관계 없이 모든 허니문상품 취급 여행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위태로운 분위기가 여행 산업 전체로 불거질까 염려된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호텔 물량, 결국 가격 경쟁으로 번져

지난해 12월20일 폐업 신고를 마친 ‘고오션트래블앤마케팅’(고몰디브)의 경우 몰디브 허니문 시장에선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행사였기에 여행업계에서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업체는 몰디브, 모리셔스, 세이셸 등 허니문 목적지의 유명 호텔과 리조트 판매를 맡아온 허니문 전문여행사로 폐업 일주일 전까지 고객 영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다같이 입을 모아 폐업 요인으로 늘어나는 호텔 물량으로 인한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의 아슬아슬한 자금 운영 구조를 꼽았다.

몰디브 리조트 한국 사무소 관계자는 “몰디브를 비롯한 휴양지에 각종 호텔 및 리조트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며 “신규 호텔과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소규모 여행사들은 기존에 계약한 호텔로 가격 경쟁을 하는 수밖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수익이 없는 여행사는 고객에게 받은 선입금은 바로 현지 호텔 및 투어 업체에 입금하지 않고 회사운영자금으로 쓴다”며 “그렇게 이쪽 빚으로 다른 쪽 빚을 메우는 ‘돌려막기’ 구조로 아슬아슬하게 운영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잇따른 횡령 및 사기로 고객 신뢰 잃어

지난해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허니문베이’에 사기를 당했다‘는 제목의 호소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2019년 6월8일에 출발하는 몰디브 신혼여행을 가기 위해 6개월 전 허니문베이에서 왕복 항공권 180만원, 5박7일치 호텔 숙박비 450만원을 일시불로 결제했다”며 “그러나 허니문베이는 지난해 11월23일 폐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게시글에 따르면 해당 여행사는 폐업 후에도 예약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항공권과 호텔 숙박비는 모두 결제됐다며 증빙서류를 보여줬다.

그러나 예약자가 직접 항공사와 현지 호텔에 확인해본바 예약만 돼 있고, 돈이 납부하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여행사 홈페이지와 블로그엔 사과문과 함께 서울관광협회에 가입한 여행보증보험으로 피해구제에 대한 안내문이 올라와 있지만, 여전히 인터넷 카페엔 많은 피해자의 불만글이 올라오고 있다.

괌·사이판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예약 확정 관련 문서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와 직접 연락을 주고받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또 회사 신용 정보를 요구하는 고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하는 사람은 줄고 여행 트렌드는 변하고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의미하는 조(粗)혼인율은 지난해 5.2명으로 2011년 6.6명 이후로 매년 줄어들었다. 이처럼 혼인율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신혼여행 시장도 축소됐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중소형 허니문 전문 여행사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며 “대형사들은 그나마 수요가 유지하거나 감소폭이 낮은 것일뿐 실질적인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행 속성 중 허니문이 단가가 높고 수익률도 좋아서 여행사들이 허니문에 집중했던 때가 있었다”며 “요즘은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신혼여행객의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패키지 상품보단 자유여행을 떠나고 기존 휴양지에서 벗어나 유럽을 선호하는 여행객이 늘어났다.

특히 기존 여행사들보다 국내에 온라인 여행사(OTA)에서 항공권, 호텔 숙박, 현지투어 등을 따로 예약하는 이용객도 느는 추세다.

태국 호텔 한국 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여행사를 통해 들어온 태국 호텔 예약률이 전년 대비 40%가 줄었다”며 “그와 반면 온라인 여행사(OTA)로 예약 들어온 건수는 40% 늘었다”고 밝혔다.

◇“누구나 차릴 수 있다?”…여행사 난립도 문제

청와대 청원 게시판 캡처© News1
현행 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3000만원만 있으면 국외여행업을 차릴 수 있다. 지난해 일반여행업은 종전 2억원에서 1억원으로, 국외여행업은 6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국내여행업은 3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각각 절반씩 기준이 낮아졌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관계자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 방한관광시장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관광업 자본금을 매해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여행업의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에 중소 여행사가 난립하면서 폐업이 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앞으로 관광업계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가져주길 바란다”며 “행정 차원에서 여행사 난립을 막고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여행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그동안 곪아온 문제들이 터져 나온 결과”라며 “옥석이 솎아지는 과정이라고 여기고 이참에 허니문 전문여행사들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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