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비키니]한국 여권, 세계 몇 번째로 좋을까
황규인 기자
입력 2017-08-10 18:44 수정 2017-08-10 19:03
바로 여권입니다.
해외로 휴가를 떠나시는 분들에게는 공항으로 가기 전 꼭 챙기셔야 하는 물건이자, 해외로 못 나가시는 분들도 아쉬워 한번 찾아보게 되는 물건이죠.
해외에서는 ‘여권=국적’으로 인식하는 일이 많습니다. 운동선수가 올림픽 등 세계 대회에 나가려고 국적을 바꾸는 걸 ‘Passport Swapping(여권 바꾸기)’이라고 부를 정도입니다.
중국인에서는 자녀에게 홍콩 여권을 갖게 해주려는 중국인들이 홍콩으로 ‘원정 출산’을 떠나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여권 소지자가 사전에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는 58개국(무비자 21개국, 도착비자 37개국)인데 홍콩 여권이 있으면 141개국(무비자 108개국, 도착비자 33개국)에 갈 수 있거든요. (도착비자는 해당 국가 입국심사대에서 발급 받는 비자를 뜻합니다.)
그러면 한국 여권은 어떨까요?
패스포트인덱스(www.passportindex.org)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한국 여권 소지자가 사전 비자 신청 없이 갈 수 있는 나라는 총 157개국입니다. 이는 독일 싱가프로(각 158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 스웨덴 여권 소지자도 한국하고 똑같이 157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단, 한국은 비자가 아예 필요 없는 나라가 116개국으로 123개국 무비자인 스웨덴보다 적습니다. 따라서 스웨덴이 ‘여권 파워랭킹’ 3위라면 한국은 4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한국 여권은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좋은 여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한국 여권 소지자는 지구 면적 11.5%를 차지하는 러시아(약 1709만8242㎢)에 갈 때 비자가 필요 없습니다.
반면 독일, 싱가포르, 스웨덴 여권 소지자 모두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한국 여권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땅을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여권입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 여권 소지자는 38개 나라에 사전 비자 신청 없이 갈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14번째로 나쁜 여권이 북한 여권입니다.
여기까지 보시면서 재미있는 것 하나 찾으셨나요?
네, 여권 표지 색깔을 크게 구분하면 검은색, 녹색, 붉은색, 파란색 등 네 가지뿐입니다. 외교부 여권과 관계자는 “여권 표지에 사용하는 인쇄용지 표준 규격에 맞는 색상 스펙트럼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여권 표지 색깔도 제한적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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