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을지면옥-양미옥 철거 안하기로… 서울시 도심재개발 오락가락

홍석호 기자

입력 2019-01-24 03:00:00 수정 2019-01-24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세운지구 정비계획 재검토

서울 을지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3구역 전경. 서울시는 을지면옥, 양미옥 같은 노포(老鋪)를 강제 철거하지 않겠다고 23일 밝혔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시가 2014년부터 추진한 청계천·을지로 일대 재개발 계획을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을지면옥 양미옥 등 오래된 가게 보존이 이유다. 오락가락하는 서울시 재개발 정책에 세운지구 영세(면적 49.6m² 이하) 토지주들은 반발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2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세운지구) 정비 사업을 도심전통산업과 노포(老鋪) 보존 측면에서 재검토하고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진행 중이던 일부 구역의 보상 협의를 비롯해 사업시행인가 신청 및 심의가 모두 중단된다. 또 세운지구 서쪽 일명 ‘을지로 노가리 골목’이 있는 수표도시환경정비구역 사업도 상인 이주대책 미흡을 이유로 일시 중지한다. 다만 철거가 시작된 구역의 재개발은 계속하기로 했다.

이날 재검토 결정은 지난주 을지면옥 등 세운지구 3구역의 오래된 맛집이 철거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16일 박원순 시장이 “보존되는 방향으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서울시가 23일 보존하겠다고 밝힌 노포는 을지면옥 양미옥 조선옥 을지다방이다. 을지면옥과 을지다방이 속한 구역은 보상 협의 중이고 다른 가게가 있는 구역들은 구청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했거나 하지 않았다. 현재 재개발 단계와 상관없이 이들 가게가 반대하면 사업인가권을 가진 중구청과 협의해 철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 4곳 이외의 노포가 철거에 반대하면 어떻게 할지는 향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을지면옥은 서울행정법원에 사업시행인가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다른 세 노포의 철거 관련 의사는 서울시가 파악하고 있다.

4개 노포는 서울시가 2015년 발표한 역사도심기본계획에서 생활유산으로 지정됐다. 당시 생활유산에 대해 ‘원위치에서 보존 활용이 곤란한 경우 부지 내에서 이전해 보존 활용한다’ 등 기본 원칙을 세워놨지만 4년 가까이 되도록 서울시 차원의 보존 노력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재개발을 추진하면서 노포 살리기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박 시장이 뒤늦게 여론에 떠밀려 재검토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재검토 결정으로 서울시가 지난해 말 발표한 도심주택공급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당시 서울시는 올 상반기 세운지구 주거비율을 60%에서 90%로 늘려 2022년까지 주택 2770채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세운지구 3-2구역 재개발 시행사인 한호건설은 지하 7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을 짓겠다고 했지만 무산된 셈이다.

이날 결정에 세운지구 3구역 영세 토지주 100여 명은 서울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어 “재개발을 예정대로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박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반면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세운지구 3구역 공구상, 예술가 등으로 이뤄진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회원 30여 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재검토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6·25전쟁 후 실력 있는 공구상이 몰려 산업화와 경제성장에 이바지한 세운지구의 재개발은 부침을 겪었다. 197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진전이 없었다. 2006년 10월 당시 오세훈 시장이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해 고층 주상복합 건설 등을 추진했지만 문화재청이 종묘 인근 고층 건물은 안 된다며 반대해 무산됐고,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 백지화됐다. 박 시장은 2014년 3월 세운지구에 아파트와 업무시설, 상가 등의 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4년 9개월 만에 궤도를 수정하게 됐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전문가 칼럼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