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非규제지역 청약 ‘깜짝 흥행’

강성휘기자

입력 2018-11-13 03:00 수정 2018-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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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규제강화로 풍선효과

2일 문을 연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 본보기집이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흘 동안 5만5000여 명이 몰린 데 이어 실제 청약에서도 의정부에서 분양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S건설 제공
8일 경기 의정부시 용현동 ‘의정부 탑석 센트럴자이’ 청약(480채 일반분양)에 1순위 통장 2만23개가 몰렸다. 2000년부터 직전까지 의정부에 분양된 모든 단지의 1순위 통장을 합한 것(2만448개)과 비슷하다. 이 단지 평균 경쟁률 역시 41.71 대 1로 의정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본보기집에 3일 동안 5만5000여 명이 몰려 어느 정도 흥행할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 결과가 나올 줄은 우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서울 주택시장 분위기가 한 풀 꺾인 가운데 수도권 비(非)규제지역에 들어서는 단지 중 예상외 흥행을 거두는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새 아파트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서울 등 수도권 규제지역의 청약규제를 피해 수도권 외곽으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1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인천 서구 가정동 ‘루원시티 SK리더스뷰’는 지난달 30일 청약에서 평균 경쟁률 24.48 대 1로 모든 평형이 당해지역 1순위로 마감됐다. 전용면적 75m² 청약에는 만점(84점)짜리 통장도 들어왔다. 앞서 비규제지역인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분양한 ‘안양 KCC스위첸’도 32.69 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GS건설과 마찬가지로 SK건설 역시 의외라는 반응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인천이 수도권 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기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기대 이상의 성적표”라고 했다.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지역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를 이유로 꼽는다. 그중에서도 비규제지역이 상대적으로 대출규제에서 자유로워 청약 당첨 후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규제도 약한데다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새 집을 찾는 실수요자가 몰렸다는 것이다.

청약 가점 만점자가 등장한 루원시티 SK리더스뷰 전용 75m² 분양가는 3억 원 중반대로 규제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는 평이 많다. 안양 KCC스위첸이 있는 안양 만안구는 인근 동안구가 규제지역으로 묶이면서 안양 내 실수요자들이 규제를 피해 넘어오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실수요자들의 새 아파트 선호가 늘어난 가운데 한동안 공급이 뜸했던 지역에 새 아파트가 풀리면서 수요와 공급이 맞물린 결과”라고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비규제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미리 청약을 받아두자는 심리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으로는 이들 지역의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1년으로 비교적 짧아 단타 이익을 노린 투자 수요도 청약시장 흥행에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떴다방 등 일부 세력이 서울 외곽 수도권 지역에서 단기 투자 수요를 부추기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청약 경쟁률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물론 모든 비규제지역이 들썩이는 건 아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9월부터 지금까지 경기지역에서 분양한 민간분양 단지 13곳 중 5곳이 청약에서 미달됐다. 나머지 8곳 중에서 2개 단지는 경쟁률이 2 대 1을 넘지 않았다. 한 대형 건설사 마케팅 담당은 “규제지역을 피해 ‘덮어놓고 청약’하는 분위기가 아니다”며 “비규제지역 중에서도 입지 좋고 인프라를 잘 갖춘 일부 단지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전체 비규제지역 현상인 것처럼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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