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로 서울 아파트 ‘거래 절벽’

주애진 기자

입력 2018-04-16 03:00 수정 2018-04-1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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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쏟아지던 다주택자 급매물 양도세 중과 시행뒤 자취 감춰
강남구 4월 하루 평균 6.8건 거래… 서초-송파도 작년 거래량의 반토막
서울 아파트값 9주째 상승폭 둔화


이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특히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거래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1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13일까지 서울시에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2939건으로 하루 평균 226.1건이었다. 지난해 4월 총 7735건이 신고 돼 하루 평균 257.8건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2.3% 줄어든 수치다. 4월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올해 초부터 3월까지 거래량이 꾸준하게 늘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 하루 평균 267.6건이었던 거래건수는 올해 1월 329.4건, 2월 397.8건, 3월 449.5건으로 매달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강남 3구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달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88건 접수돼 하루 평균 6.8건에 그쳤다. 하루에 25.3건씩 신고된 지난달보다 73.1%나 급감했다. 지난해 4월(하루 평균 16건)과 비교해도 절반을 밑돌았다. 서초구는 5.8건이 신고돼 지난해 4월(11.7건)의 50% 수준이었다. 송파구도 10.5건으로 지난해(19건)보다 크게 줄었다.

이달 들어 거래량이 급감한 데는 이달부터 시행되는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지난달 말까지 서둘러 집을 판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급매로 나온 아파트 중에는 등기 이전을 3월 말까지 마쳐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매물이 많았다”고 말했다. 거래신고는 60일 내에 하면 되지만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해 신고를 서두른 것이다. 이로 인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1만3935건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3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거래가 뜸해지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계속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주보다 0.13% 상승해 9주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 성북(0.44%), 중(0.37%), 마포구(0.28%)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른 강북권과 달리 강남(0.09%) 서초(0.13%) 송파구(0.04%)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서울 평균과 같거나 밑돌았다. 특히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0.04% 올라 지난해 9월 8일(0.0%)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보였다. 재건축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더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시행에 따른 거래 감소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본격화된 보유세 개편 논의와 국내 금리인상 전망 등도 거래 감소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한아름 부동산114 팀장은 “보유세 개편 방향이나 금리인상 시기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때까지 매도자와 매수자 간 눈치 보기 장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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