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따라 출렁”…서울 아파트 분양가 1.8%↑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입력 2017-12-14 14:44 수정 2017-12-14 15:18
올해 서울지역 아파트 분양가가 1.8% 상승하며 최근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3년 연속 상승률이 10% 미만을 기록한 것은 참여정부 이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고강도 부동산대책이 쏟아진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가심사위원회 등에서 분양가 심사를 까다롭게 보면서 상승세가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분양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4년 연간 15.8%까지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분양가 상승률이 올해는 1.8%에 그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경기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다 보니 정권에 따라 등락폭이 컸다”면서 “이전 정부 중 참여정부는 매년 상승했고 MB정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서울 평균 분양가…참여정부 시절 치솟아
2000년대 들어섰던 정권 가운데 참여정부(2003~2007년)는 5년 동안 쉬지 않고 분양가가 올랐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기에 10% 미만 상승률을 기록한 해는 2006년뿐이며 2003년에는 20%를 웃돌았다. 정권 말기인 2007년엔 20%에 육박한 17%대를 기록했다.
금융위기를 겪은 이명박 정부 때에는 등락을 반복했다. 당시 지방권역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양도세, 취득세 감면 다양한 혜택이 나오면서 지방 미분양이 급감하고 분위기가 반전됐으나 수도권은 약세가 이어졌다. 2011년엔 MB정부가 공격적으로 추진한 강남 보금자리주택이 평균 1000만 원대에 공급되면서 서울의 분양가 상승률(-14%)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14년엔 박근혜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분양 시장에 광풍이 불기 시작해 분양가가 걷잡을 수 없이 올랐다. 당시 분양가 상승률은 15.8%에 달했고, 가계부채가 1000조를 넘으면서 ‘빚내서 집 사게 하는 정부’라는 오명도 얻었다. 보다 못한 정부는 지난해 8월 가계부채 관리대책, 11·3 부동산 대책 등 각종 규제책을 내놓기도 했다.
○새해 분양가 얼마나 오를까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서울 지역의 분양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내년 하반기 재건축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친 사업장들이 이주, 멸실을 거쳐 속속 분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 대부분이 강남권 선호 지역인데다 고분양가여서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강남 재건축 단지로 인한 분양가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권일 팀장은 “내년부터 대출규제 등 부동산규제가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적극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건설사들이 공격적인 분양가 책정에 소극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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