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작년 국내 땅 262만m² 폭풍 매입

김성모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17-02-22 03:00 수정 2017-02-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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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토지 5년만에 5배 육박… 수도권 상가-도심 토지 관심 늘어

“빌딩이랑 인근 토지도 좀 사고 싶습니다.”

중국인 사업가 A 씨는 지난해 말 국내 한 시중은행을 찾았다. 자금을 맡기고 부동산 투자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그가 맡긴 금액은 300억 원. A 씨는 은행 측에 빌딩뿐만 아니라 인근 토지도 함께 사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국인들이 무서운 속도로 국내의 토지와 건물들을 사들이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21일 발표한 보고서 ‘외국인의 한국 부동산 투자 동향’에 따르면 중국인 투자자는 지난해에만 262만 m²의 토지를 사들였다. 기타 국가(101만 m²), 미국(97만 m²), 일본(11만 m²) 투자자를 압도했다.

중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내 토지 비중은 아직 높지 않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는 국내 전체 토지의 0.2%인 10만5413필지(2억3220만 m²) 정도이고, 이 가운데 중국인이 소유한 땅은 2만208필지(1690만 m²)다. 전체 외국인 보유 토지의 7%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른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중국인이 소유한 국내 토지는 5년 전의 5배 가까이로 불었다. 중국인 투자자의 2011년 필지 수는 3448필지(370만 m²)에 불과했다. 중국인들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2만208필지(1690만 m²)까지 증가했다. 5년 만에 486%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필지는 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국 자산가들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고 있다. 특히 상가뿐만 아니라 ‘도심 토지’에까지 관심이 늘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은 요즘 중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인들의 투자 탓에 홍콩과 싱가포르, 캐나다 밴쿠버 등의 집값이 폭등한 전례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는 지난해 8월부터 외국인에게 주택 가격의 15%를 특별취득세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위안화 하락세를 막기 위해 자국민의 해외 직접투자를 규제하고 있어 이 같은 투자세가 올해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도시들은 집값이 크게 뛰면서 임대료 상승 등 부작용이 나타났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서 중국인 보유 토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영향을 사전에 검토할 시점이 왔다”고 말했다.

김성모 mo@donga.com·강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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