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평택 부동산 시장 뒤흔든 SRT… 실거주 가치는?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6-12-10 03:00 수정 2016-12-10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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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수서고속철도(이하 SRT) 개통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동탄과 평택 등 일부 지역은 SRT 수혜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해당 지역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해 있고, 막상 서울로의 출퇴근을 고려한다면 대중교통 이용에 한정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일 개통한 SRT는 수서~부산, 수서~목포 등을 운영한다. 서울 수서역을 출발해 동탄·평택을 거쳐 경부호남고속선을 따라 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주요 대도시를 지난다. 수서에서 부산까지 2시간9분대, 목포까지는 2시간6분대에 닿을 수 있다. 서울·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와 비교해 약 6분에서 최대 14분 정도까지 시간이 단축된다. 수도권에서는 수서·동탄·지제 등 3개 역이 신설됐다. 수서에서 동탄역은 불과 13분이면 닿는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역세권 일대는 경제 유발효과나 부동산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며 “과거 KTX역사 신설은 일대의 집값 상승에 기여한 바 있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 수서동 일대 아파트 거래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수서동은 2015년 4분기 3.3㎡당 평균 2385만 원에서 올해 같은 달 2871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동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동탄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시범우남퍼스트빌’의 경우 지난 2013년 미분양에 허덕였다가 현재는 분양가에서 약 1억 원이상 웃돈이 붙어 있다. 이 아파트 84㎡ 타입은 분양 당시 3억4200만 원(기준층)이었다가 지난 8월 한 때 5억8000만 원까지도 거래되기도 했다. 이달에는 정부 부동산 규제강화 여파로 4억4000만 원 선으로 내려왔지만, 상대적으로 서울과 거리가 가깝고 분당선 역세권인 분당구 서현동 우성아파트 85㎡(4억2000만~4억6000만 원) 시세와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아파트 분양 사업자들도 ‘SRT 효과’를 앞세워 올해 막바지 물량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연내 분양을 하게 되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계대책 규제에 적용되지 않아 SRT 효과를 틈타 미분양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17년 1월 1일부터 강남4구를 비롯해 △경기도 과천 △성남(공공택지) △하남시(공공택지) △남양주시(공공택지) △고양시(공공택지) △동탄2신도시 등에 신규 분양하는 아파트는 집단대출(잔금대출) 거치기간 없이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야 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SRT 개통 효과는 일부 아파트들에 한정돼 있지만 이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내년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자 물량 소진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핵심은 출퇴근길 동탄·평택~서울간 이동 여건에 있다. SRT 개통은 단숨에 서울 강남구 수서동은 물론 경기도 동탄과 평택까지 강남 생활권에 새로 포함시켰다. 그러나 SRT 개통만으로 서울로의 이동이 완벽히 개선되진 않는다. 거주지에서 기차역까지, 또 목적지까지 이동시간도 고려해야할뿐더러 배차도 적기 때문이다. 동탄역에서 출발해 수서역 도착은 출근 시간 총 7편(△오전 6시48분 △7시10분 수서~동탄 출퇴근 전용 △7시18분 △7시41분 △7시58분 △8시20분 △8시33분)을 운행한다. 평택 지제역의 경우 △7시8분 한 차례가 전부다.

이용요금도 일반대중교통보다 월등히 비싸다. 그나마 수서~동탄 출퇴근 전용을 타면 편도 3000원에 해결되지만, 이외에는 7500원을 내야한다. 다른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추가비용이 또 발생하게 된다.

자동차로의 출퇴근도 녹록치 않다. 동탄2신도시에서 자가 이용 시 강남역 기준으로 보면 약 39km를 달려야 한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2신도시는 12월 현재까지 2만744가구가 입주를 완료했다. 여기에 올해 말까지 입주가 예정된 물량은 3만4791가구로 거대한 신도시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정 시간 도로 사정은 점점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통행이 수월하면 동탄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까지 약 45분, 용인~서울고속도로로 양재까지 40분이 소요되지만, 현재도 경우에 따라선 두 배 가까이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도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SRT 호재는 이미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강남과 동탄은 규제로 침체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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