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東 현장]정용진의 야심작 ‘삐에로 쑈핑’ 가보니… “日 돈키호테가 여깄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입력 2018-06-28 08:48 수정 2018-06-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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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1호점 오픈…올해 총 3곳으로 확대
일본 돈키호테 벤치마킹, 상품 구색 4만 개…흡연실·성인용품·코스프레 의류 등 ‘B급 감성’



“‘펀&크레이지(FUN&CRAZY)’를 콘셉트로 ‘재밌는 상품’과 ‘미친 가격’을 표방하는 만물상 개념의 디스카운트 스토어입니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담당 브랜드매니저(BM)는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스타필드 코엑스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삐에로 쑈핑’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삐에로 쑈핑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대형마트 성장 정체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 돌파구를 찾기 위해 1년여 간 공들여온 야심작이다.

이마트는 오는 28일 스타필드 코엑스몰 지하 1층(893㎡, 270평)과 지하 2층(1620㎡(490평), 옛 영풍문고가 있던 자리에 총 2513㎡(760평) 규모로 삐에로 쑈핑 1호점을 연다.

○복고풍에 ‘B급 감성’ 물씬

처음 매장에 들어서니 넓고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이 아닌 상품들이 빽빽하게 놓여있어 복잡해 보이기까지 했다. 성인이 팔 하나도 펴기 어려울 만큼 좁은 공간엔 다양한 상품들이 보물찾기하듯 구석구석 놓여있다. 보물을 찾기 위해 직접 탐험을 하는 느낌도 든다. 이마트에 따르면 삐에로 쑈핑 매장은 진열대 간 거리가 0.9m, 메인 동선 역시 1.8m를 넘지 않는다. 보통 대형마트에선 주 동선 4m에 진열대 간 거리는 2.5m 정도다.

혼돈스러운 건 상품뿐만이 아니다. 상품에 붙어 있는 안내문이나 가격표 역시 삐뚤빼뚤하다. 이는 삐에로 쑈핑이 복고풍에 B급 감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전문점 이름이 ‘삐에로 쇼핑’이 아니라 ‘삐에로 쑈핑’인 이유 역시 70~80년대 감성을 풍기기 위해서다. 유 BM은 “지금은 쇼핑이라고 하지만 과거 70~80년대 영어를 처음 배우던 시절에는 ‘쑈핑’이라고 적었다”며 “그 시절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잡화점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는 만물상’…상품 수만 4만개

삐에로 쑈핑에선 신선식품, 가전제품, 서클렌즈, 네일케어 등 화장품, 주류, 리빙코너부터 천냥코너, 명품코너까지 4만 여 가지 상품들이 빼곡이 진열됐다.

이 곳에선 500원짜리 스티커부터 60만 원에 달하는 전기밥솥은 물론 4300만 원짜리 중고 롤렉스시계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 유통업체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성인용품, 코스프레용 가발과 복장, 파이프 담배, 흡연 액세서리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직원들의 유니폼에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을 정도다.

삐에로쇼핑 지하1층에는 화장품, 칼라렌즈, 향수, 고가주류, 패션명품, 헬스케어용품, 바디·헤어용품, 이너웨어, 슈즈, 패션잡화, 포토교통카드 등을 판다. 특히 병행수입을 통해 프라다, 발렌티노, 펜디, 생로랑 등 다양한 명품 피혁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흡연용품, 냉동냉장·유제품, 조미료, 코스프레, 언더웨어, 성인용품, 가전, 문구, 과자, 세제, 애견용품, 파티용품, 조명, 인테리어, 레저용품, 캐리어 등을 팔고 있다. 지하 2층에 있는 흡연 용품 코너 옆에는 지하철 객실 내부 모양의 흡연공간을 만들었다.

유 BM은 “성인용품과 코스프레 상품은 ‘건전한 오덕후들의 놀이터’를 콘셉트로 노골적이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만들었다”며 “흡연실의 경우 흡연자들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는 금연 장소를 흡연공간으로 꾸며 매장 특화 공간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서 보기 힘들었던 온라인 핫이슈 상품을 매장에 진열해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재고 상품이나 부도상품, 유통기한 임박 상품들도 매입해 저렴한 가격에 선보인다. 매장 곳곳에는 ‘마이클’ ‘젝손’ ‘빅토리아’ ‘애로호’ 등 자체 제작한 캐릭터 4종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특가 상품에는 ‘급소가격’, 카테고리 대표 상품에는 ‘갑of값’이라는 안내문이 적혀있어 재미를 더한다.

삐에로 쑈핑은 주 타깃층인 2~30대의 젊은세대를 잡기 위해 늘 새로운 매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품선정, 매입, 진열에 대한 권한을 고객과 최접점에 있는 매장 관리자들에게 부여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보다 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다.

상품 구매처도 다양화한다. 동대문에서 패션상품을 바잉하는 등 이마트와 거래하지 않는 일반 대리점이나 재래시장, 온라인몰을 가리지 않고 품질과 가격만 뒷받침 된다면 어디서든 구매해 판매할 예정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삐에로 쑈핑이 벤치마킹한 일본 돈키호테의 경우 지난해 370여개 매장에서 8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이마트는 삐에로 쑈핑이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우선 올해 총 3개의 삐에로 쑈핑 매장을 열 예정이며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각각 2호점과 3호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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