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광명 부동산 ‘개점휴업’… 은밀한 분양권 거래는 계속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6-21 03:00 수정 2017-06-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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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권 웃돈이 평균 1억 원이상 붙어 있는 GS건설 광명역 파크자이가 정부 단속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다운계약서가 쓰여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단속 우려 때문에 당분간 공인중개소 문 닫습니다. 분양권 매매나 전세 계약은 카페에 가서 해야 합니다.”

최근 2~3년간 승승장구하던 경기도 광명시 부동산 시장에 매서운 ‘강풍’이 불어 닥쳤다. 문재인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에 광명이 포함되자 20일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로 주변 공인중개소 대부분이 일제히 문을 닫으며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중의 불법전매를 비롯해 청약통장을 사고파는 행위, 떴다방 등 임시 중개시설물을 세워 불법으로 중개 하는 등 청약시장을 교란하는 불법행위를 불시에 단속하기로 해서다.

국토교통부가 제공하는 부동산 실거래가에 따르면 광명시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최근 2개월 사이 31.8대 1, 주택 가격 상승률은 0.84%를 기록할 정도로 과열된 상황이다. 특히 입주를 코앞에 두고 있는 광명시 광명역세권지구 내 위치한 아파트 분양권에는 1억 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는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경기도 서남부권의 대표적인 낙후된 도시 중 한 곳이었다. 하지만 KTX광명역 주변이 개발되고, 각종 교통호재 발표가 이어지면서 동네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특히 광명시 철산동과 하안동은 중·저층 주공아파트 단지가 재건축돼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됐다.

지난해에는 광명소하~강남 우면~수서를 잇는 ‘강남 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해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수원~광명 고속도로와 신안산선 복선전철 건설사업도 추진 중이다. 9월에는 KTX광명역에 도심공항터미널도 들어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난 2년간 광명역세권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에 1억 원 이상 대형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며 “당분간 역세권에는 분양 계획이 없지만 철산동 구도심에 재건축 단지가 몇 군데 계획돼 있어 정부가 투기 과열 지역으로 분류하고 미리 포석을 깔아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역로 주변 공인중개소 대부분이 ‘6.19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튿날(20일) 일제히 문을 닫았다.

광명이 새롭게 청약조정대상에 포함된 만큼 그동안 거래를 활발히 해왔던 공인중개소 업체들은 혹시 모를 정부 단속에 조직적으로 대비하는 중이다. 실제로 이날 취재진이 확인한 광명 역세권 인근 공인중개소 18곳 중 2곳 외에는 모두 개점휴업 상태였다.

다만 정부 단속 우려에도 일부 공인중개소는 아직도 구체적인 다운계약서 방법을 소개하며 사업장을 찾는 수요자들의 거래를 유도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소 업자는 “내달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광명역 파크자이나 푸르지오에 웃돈이 최대 2억 원까지 붙은 상황”이라며 “실거래가로 계약하면 엄청난 세금이 붙기 때문에 보통 다운계약서를 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인중개소 사무실은 일주일정도 문을 닫기 때문에 카페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박태진 토지정책과 사무관 “당장 문을 닫은 공인중개소들을 단속하긴 어렵지만 불시에 찾아가 불법행위 조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현장점검을 피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불법행위가 적발된 경우 수사기관 고발조치, 세금 추징, 공인중개사 등록취소, 업무정지 등 관련법에 따른 벌칙 등을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광명=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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