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해외로 팔리면 국부 유출 불가피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7-12-15 10:02 수정 2017-12-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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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을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상을 한참 밑도는 인수가로 혈세 회수도 실패하고 신기술까지 고스란히 해외로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 매각전은 국내 ‘호반건설’과 중국의 ‘중국 건축공정총공사’, 싱가폴의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만약 대우건설이 해외기업에 넘어갈 경우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공능력은 물론 각종 신기술과 특허를 보유한 대우건설이 해외로 팔려나갈 경우 국부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흥행 실패, 여유 갖고 국내 우량 대기업 후보 찾아야
대우건설은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진출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대우건설은 1970년대 후반부터 ‘창조와 도전’이라는 기치를 발판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수많은 이정표를 세웠다.

대우건설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한국 최고 건설사로 우뚝 서 있는 것도 이 같은 저력이 바탕이 됐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부터 3년 연속 시공능력 1위를 차지했으며, 2010년 산업은행에 인수된 뒤에도 ‘주인 없는 회사’라는 핸디캡을 딛고 현재 시공능력 3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사상최대의 영업이익 달성에 수조 원대의 굵직한 해외 수주도 연달아 성공시켰다. 총 공사비 2조4000억 원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 등 해외 신도시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다. 하노이 신도시 건설은 대우그룹해체로 사업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대우건설이 뚝심 있게 추진하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간 상태다.
대우건설이 시공한 시화호조력발전소(왼쪽)와 거가대교(오른쪽)
대우건설은 1983년 업계 최초로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설립해 2013년 기준 200여 개에 달하는 신기술과 600여 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남해안 시대의 시발점이 된 세계최장, 국내 최초의 거가대교 해저 침매터널 개통, 국내 신재생에너지의 큰 획을 그은 세계최대규모인 시화호 조력발전소 그리고 한국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일궈낸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공사 수주도 이 같은 기술력 아래 가능했다.

국내 건설업계는 만약 대우건설이 해외기업에 팔리게 되면 이 같은 기술력이 고스란히 해외로 넘어가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국내 기업에게 결국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정우룡 동아닷컴 기자 wr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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