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3인의 서울 부동산 투자 예측

송화선 기자

입력 2019-08-20 15:45:00 수정 2019-08-20 15: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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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아니다 vs 서울 집값 오르기 마련”

● 채상욱 하나금투 “지금은 부동산 투자할 때 아니다”
● 조영광 대우건설 “당분간 서울 집값 강보합 전망”
● 이상우 유진투증 “서울에 집 사면 절대 손해 안 본다”



[shutterstock]
최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으로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은 8월 8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거시경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우려도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다 보니 막대한 규모의 부동자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현금, 요구불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형태로 있는 자산이 1000조 원에 달한다. 주식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이 돈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부동산에 쏠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꿈틀대는 서울 부동산

서울 집값은 지난해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을 목표로 9·13 조치를 내놓은 뒤 한동안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다시 꿈틀대는 양상이다. 정부가 이를 막고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하는 등 압박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등이 발표한 주택동향 조사에서는 서울 집값 상승세가 분명히 읽힌다.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주택 매매가를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은 8억5715만 원으로 지난해 7월(7억5739만원)보다 1억 원가량 높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8억5000만 원을 넘은 것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다 보니 집값 안정에 대한 정부 약속을 믿고 ‘내 집 마련’을 미뤄온 실수요자들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는 게 아닌지” 궁금해한다.

‘신동아’는 현재 부동산업계에서 손꼽히는 전문가 세 명에게 이 질문을 대신 던졌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각 건축공학, 산업공학, 조선해양공학을 전공했다. 통계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을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분석가로 유명하다. 그런데 지금이 집을 살 때인가 하는 질문에 세 사람의 의견은 정확히 갈렸다.

채 연구위원은 “지금 서울 부동산에 들어가는 건 막차를 타는 것과 같다. 말리고 싶다”고 밝혔다. 반면 이 연구위원은 “서울 집값 상승 추세는 앞으로 더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 집을 사는 게 좋다는 의미다. 조 연구원은 “보합” 의견을 냈다. 그는 “당분간 부동산 가격은 플러스 마이너스 2% 내에서 의미 없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각각이 밝힌 예측 이유를 함께 소개한다. 판단과 선택은 독자 몫이다.


인터뷰 1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
“서울 집값 하락에 대비해야”



8월 이후 서울 집값을 어떻게 전망하나.

[김도균 기자]
“하락할 것으로 본다. 부동산 가격은 전체 자산시장 흐름과 같이 간다. 미·중분쟁 격화 등으로 한국 경제가 영향을 받고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만 홀로 오를 수는 없다. 지금도 여전히 서울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많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그런 수요 중 상당수가 ‘갭투자’라고 본다. 얼마 전 수도권 대형 아파트에 사는 지인 한 명이 내게 물었다. 자기 집을 팔고 그 돈으로 서울 아파트에 ‘갭투자’를 하면 어떻겠냐고. 세입자가 있는 서울 아파트를 사서 보유하고, 자신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셋집에 살겠다는 것이다. 서울 집값이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 다수가 이런 식으로 서울 아파트를 산다. 그 덕에 서울 집값이 지금까지 버티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런 추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거라고 본다. 지금이 끝물이다. 초보자들이 막차를 탈까 봐 걱정된다. 이런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고 싶다.”


서울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예측하는 이유는 뭔가.

“규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골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보유세 확대다.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우면 실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투자 수요 또한 강력한 양도세·보유세 규제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11월이면 공시가격 6억 원(1가구 1주택자는 9억 원) 초과 주택에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부과된다. 이때부터 다주택자를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을 낮추려는 노력이 본격화할 것이다. 시장에 매물이 다수 나오면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행 규제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가격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현재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에 돌고 있는 자금의 상당 부분은 전세자금대출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경기도에 살면서 서울에 갭투자 하는 사람이 많다. 이것을 규제하면 부동산 시장이 냉각될 것이다.”


서울 부동산 중장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중장기적으로는 전망이 밝다. 다만 2년 이하 단기적 관점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 현재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통해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상황이다. 이래서는 집값이 오를 수 없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풀리고 그 결과 수요가 정상화되는 시점에 가격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본다.”


현재 시점에서 부동산 투자자가 주목할 만한 지역이 있나.

“모든 사람이 서울만 보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지금은 부동산으로 돈 벌 지역을 찾기보다, 다른 투자 상품을 통해 현금 흐름이 발생할 만한 자산을 확보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한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재테크 방법이 있다면.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권한다.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해 배당주, 연금 등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도 좋겠다.”


인터뷰 2 조영광 대우건설 연구원
“지금은 부동산으로 돈 벌 환경 아니다”


8월 이후 서울 집값을 어떻게 전망하나.

“지금과 큰 차이 없을 거라고 본다. 5월부터 서울 집값이 하락을 멈췄다. 한동안 지금 가격에서 ‘플러스 마이너스 2%’ 수준의 강보합세가 유지될 거라고 전망한다.

일부 전문가는 요즘 ‘신(新)고가’ 얘기를 하며 서울 집값이 작년 최고가격을 돌파했다고 주장한다. 전수조사한 결과 사실이 아니다. 전용면적 100㎡ 이상 대형 아파트에서 일부 신고가가 나오긴 했다. 그러나 거래 건수가 많지 않다. 예외적인 거래로 봐야 한다.

‘대세 상승’이라는 말이 붙으려면 ‘몸통’이 움직여야 한다.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이 시장은 현재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가격도 크게 오르지 않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화제를 모으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을 봐도 그렇다. 언론 보도에는 이 아파트 로열층 가격이 13억 원을 호가한다는 내용이 계속 나온다. 그런데 실제 확인한 결과 그런 거래는 없었다. 7월 말 현재 12억 원에 거래된 집이 하나 있을 뿐이다. 그 외 대부분은 11억 원 수준에서 거래됐다. 떠도는 소문과 실제 가격 사이에 격차가 크다.

일각에서는 ‘부동자금 1000조가 부동산 시장으로 들어오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해당 부동자금은 대부분 단기자금이며, 상위 자산가 일부에 집중돼 있다. 역사적으로 단기자금은 아파트보다 소형 수익형 상품(오피스텔, 상가)과 밀접한 관련을 보였다. 또 현재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 매입을 강력히 규제하는 상황이다. 자산가들이 추가로 아파트를 살 리 없다. 따라서 부동자금 1000조 원이 아파트 시장에 유입될 확률은 낮다고 본다.”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shutterstock]
지금 시세차익을 노리고 서울 부동산을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긴가.

“그렇다. 특히 경계할 건 건설된 지 10년 안팎 된 아파트를 신고가, 또는 작년 9월 수준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지금 10년차인 아파트는 매입 후 점점 노후단지로 접어든다. 반면 재건축하려면 20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 서울 집값이 과거보다 크게 오른 상황에서 고령주택으로 넘어가는 단지를 높은 가격에 구매하는 건 위험하다. 요즘 시장에 “부동산 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부추기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런 것에 심리적으로 흔들리면 안 된다.”


서울에 눈여겨볼 만한 아파트는 있나.

“청약은 언제나 0순위로 염두에 둬야 한다. 또 민간택지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 단지도 눈여겨보면 좋다. 현재 이주가 시작된 단지 가운데 이 제도에 딱 걸리는 아파트들이 있다. 개포1단지나 둔촌주공 같은 곳이다. 여기는 사업을 뒤로 많이 미룰 수 없어 정부 통제에 따를 수밖에 없다.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이른바 ‘로또 아파트’가 될 것이다. 이런 예외적인 곳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값이 현행 수준을 유지할 거라고 본다. 당분간 서울 부동산, 특히 강남 아파트 값이 뚝 떨어질 일은 없다. 반대로 껑충 뛰지도 않을 것이다.”


중장기 전망은 어떻게 보나.

“현재 서울 부동산 값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정부 정책이다. 현 정부가 유지되는 2022년까지는 부동산값 규제 정책이 지속될 것이므로, 현재의 강보합 흐름이 지속될 것이다. 입주 10년 이내 새 아파트의 경우는 다소 상승 여력이 있다. 반면 재건축 추진 초기 단지는 규제 강화로 현재 가격에서 3% 정도 하락세가 예상된다.”


현재 시점에서 부동산 투자자가 주목할 만한 지역이 있나.

“수도권 교통계획을 눈여겨봐야 한다. 경기 남양주시와 구리시에 늦어도 2025년까지 진접선(4호선)과 별내선(8호선)이 들어간다. 또 인천 서구에 ‘인천 최초’로 서울지하철 개통이 확정됐다. 이런 지역 부동산 값이 오를 수 있다. 다만 그동안 많이 이슈화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경우 이미 집값에 반영돼 있어 추가 상승 여지는 없을 것으로 본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재테크 방법이 있다면.

“현재 한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 모두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해 있다. ‘Stay&Cool’의 자세로 시장을 관망할 것을 권한다. 부동산의 경우 2023년 이후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면 정부 정책 기조가 바뀔 수밖에 없다. 그때를 기다려 목돈을 마련하는 게 지금의 불확실성 파고를 넘는 현명한 길이 될 것이다.”


인터뷰 3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
“서울 집값 계속 오른다”


8월 이후 서울 집값을 어떻게 전망하나.

“각종 지표를 보면 6월부터 서울 부동산 값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 추세가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또한 부동산 값을 잡지 못할 거라고 본다. 신규 주택이 줄어들면 기존 주택 가격이 더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시장에 규제를 가하면 가격이 왜곡되기 마련이다. 정부는 집값 하락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기를 기대하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수급 논리를 무시하면 가격이 무조건 오른다. 6월 이후 시작된 서울 집값 상승 추세가 9월부터 오히려 빨라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한국을 둘러싼 경제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 값만 오를 수 있나.

“최근 2분기 기업실적이 발표됐다. 한국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은 게 확인됐다. 일부 사람들은 우리 경제가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가 겹쳐 발생하는 최악의 경제위기)을 맞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퍼펙트 스톰은 준비하면 안 온다. 1997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우리가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준비 없이 있다가 맞은 것이다. 지금은 사람들이 퍼펙트 스톰을 피하고자 노력한다. 그게 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나타난다. 부동산은 대표적 안전자산이다.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값이 빠질 이유가 없다.”


서울 집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거라고 보는 이유는 뭔가.

“서울에 집 사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고, 그들의 가계소득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서울 부동산 시장은 철저히 실수요장이다.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노원 등 학군 좋은 지역 집값이 다 오르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의 주된 수요층은 주로 대기업 다니는 맞벌이 부부다. 1975~1985년 사이 태어난 3040 세대가 자녀교육 목적으로 집을 산다. 이들이 수도권 살다 서울로, 서울 안에서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살다 학군 좋은 지역으로 차례로 집을 옮기면서 부동산 시장을 움직인다.

이들은 대부분 1주택자라서 정부가 내놓은 각종 규제 정책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LTV 규제로 대출받는 게 좀 어려워지긴 했지만 이사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 강력한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는 대기업 직원으로서, 소득이 매우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제2의 IMF외환위기가 일어나 대기업 상당수가 문을 닫고 직원 상당수가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이 벌어지면 서울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지금처럼 대기업 직원의 고용이 보장되고 그들 연봉이 계속 오르는 한 서울 부동산 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중장기 전망도 마찬가지인가.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좌우하는 건 정부 정책이다. 노태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집값을 잡고자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고 아파트를 많이 지었다. 집 공급이 늘면 집값이 잡힌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는 그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3기 신도시를 발표하긴 했지만 분양 시작이 2022년이다. 입주는 빨라야 2025년인데,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토지보상 등 여러 문제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어서다.

지금 상황에서는 서울 집값이 떨어질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차례 집값을 안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것을 믿고 기다린 무주택자가 적잖다. 그런데 2년 반이 흐른 지금, 여러 대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았다. 실수요자들 사이에 “이렇게 있으면 안 되겠다. 우리 애가 이제 학교 가는데” 같은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게 6~8월 시장에서 집값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현재 시점에서 부동산 투자자가 주목할 만한 지역이 있나.

“실수요자는 경기 구리 및 남양주, 서울 성북구 쪽에 관심을 가져봐도 괜찮을 것 같다. 투자 목적을 가진 사람은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를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다. 1억 원 정도 자금으로 서울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지역이다.”


여윳돈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재테크 방법이 있다면.

“현재 땅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땅값이 오르면 집값도 오른다. 나는 부동산 투자 전망이 밝다고 생각한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이 기사는 신동아 9월호에 실렸습니다]


전문가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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