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개편 앞두고 아파트 거래 실종

주애진 기자

입력 2018-06-20 03:00 수정 2018-06-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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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폭 촉각… 숨죽인 부동산 시장
서울 하루 151건, 작년 3분의 1로 강남구 하루 3.6건… 감소폭 최대
“대출금리 올라 당분간 관망세 지속”


“4월부터 아파트 매매가 뚝 끊겼어요.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가 8∼10곳 정돈데 3월 말 이후로는 실제로 매매한 건 다 합쳐서 딱 1건밖에 없어요.”(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공인중개사사무소 임경미 대표)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4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매물이 줄어든 데다 보유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인 올 3월(1만3837건) 반짝 늘었다가 4월부터 매달 감소하고 있다.

1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날까지 신고된 6월 아파트 매매거래는 총 2720건. 하루 평균 151.1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같은 달 하루 평균 476.8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에서도 비싼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거래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달 강남 3구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16.1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93.2건)의 17%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강남구는 지난해 6월 하루 평균 34.3건에서 올해 3.6건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주택 매매 감소세는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5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량(단독·다세대 포함)은 지난해보다 20.3% 줄어든 6만7789건으로 집계됐다. 서울(―37.2%) 등 수도권(―25.6%)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컸고 지방도 13.7% 줄었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건 매도세와 매수세가 모두 줄어든 가운데 양쪽이 생각하는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일원동의 임경미 대표는 “강남은 집값이 생각보다 많이 내리지 않았다. 5∼10% 정도만 내렸는데 매수자들은 20∼30% 싼 매물만 찾는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M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2월 이후 매매계약을 한 건도 못했다. 매수 문의를 하는 사람 중에는 연말까지 가격이 더 떨어질 테니 기다리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보유세 강화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대출금리 상승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강남 집값 상승을 이끌어온 재건축시장이 각종 규제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매물이 줄어들면 보통 가격이 유지되거나 올라야 하는데 소폭 약세를 보이는 건 매수세가 더 많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불확실성을 이겨낼 모멘텀이 생기지 않는 한 추세 전환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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