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길 vs 영등포…‘점입가경’ 서울 서남부권 뉴타운 1위 경쟁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입력 2017-11-20 13:45 수정 2017-11-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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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인접·대중교통 우수… 내집 마련 실수요자 몰려
-신길뉴타운 일부 아파트 억대 프리미엄 붙어 거래
-영등포뉴타운, 시장·공장·집창촌 등 사라져 주거환경 쾌적

신길뉴타운 9구역 공사 현장

서울 서남부권 최고의 뉴타운 자리를 놓고 신길과 영등포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막바지에 이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과 영등포뉴타운은 개발 초기만 해도 낙후지역이라는 이미지와 주택시장 침체 탓에 미분양으로 골치를 앓았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고 서울 내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청약률·웃돈 고공행진 중인 신길뉴타운

낙후한 주변 환경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소외받던 신길뉴타운은 지난 4월 입주한 ‘래미안에스티움’이 높은 시세를 형성하면서 일대 재개발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2015년 공급된 이 아파트는 당시 미분양을 털어내는 데 9개월이나 걸렸다. 그러나 이달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8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5억5000만 원) 보다 2억5000만원 오른 것이다.

청약 열기도 뜨겁다. 지난 5월 영등포구 신길5구역에서 공급한 ‘보라매 SK뷰’ 아파트는 총 1546가구(전용면적 59~136㎡) 중 743가구를 분양했고,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27.68대 1에 달했다. 지난 7월 GS건설이 신길12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인 ‘신길 센트럴 자이’도 총 1008가구 중 일반분양 3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9906명이 몰려 평균 5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변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모두 신길뉴타운 분양권 입주권 계약만 하고 있는데도 수요가 넘쳐난다”며 “신길 센트럴 자이 프리미엄이 9000만 원, 보라매 SK뷰 웃돈이 5000만 원 정도 붙었다”고 말했다.


○“작지만 강하다” 낙후지역 이미지 벗은 영등포뉴타운


영등포는 신길뉴타운의 뒤를 바짝 쫒고 있다. 영등포뉴타운은 2015년 7월 서울시에 의해 뉴타운 구역이 전체의 3분의 1 수준인 14만4512㎡로 줄어들면서 위축됐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 9월 아크로타워스퀘어가 입주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분양 초기 미분양이 났었던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전용 84㎡가 6억8000만 원이었지만 2년이 지난 현재 2억 원가량 웃돈이 형성돼 있다.

여의도와 도심 출퇴근이 쉬운데다 복잡한 시장과 공장, 집창촌 등 주거지의 매력을 떨어뜨렸던 요인이 사라지면서 잠재된 장점이 재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등포는 지하철 1, 5, 9호선이 지나고 버스노선이 촘촘한데다 올림픽대로와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 등 교통 면에서는 탁월한 입지를 자랑한다. 타임스퀘어, 백화점과 같은 생활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렇다 보니 신길뉴타운보다는 못하지만 청약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영등포뉴타운 1-3구역에 공급된 ‘영등포꿈에그린’은 분양 결과 평균 21.35대 1을 기록했다.


○여의도 도심 접근성은 영등포·신길 모두 우수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맞닿은 영등포뉴타운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 여의도에는 두 정거장, 광화문에는 아홉 정거장 만에 도달한다. 지하철 2·9호선이나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면 강남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신길역(1·5호선)·신풍역(7호선)·보라매역(7호선) 일대에 있는 신길뉴타운은 단지에 따라 다르지만 신길역에서는 다소 떨어져 있다. 오히려 신풍역·보라매역과 가까운 단지가 대부분이다. 현재로선 여의도 접근성을 놓고 보면 신길뉴타운보다 영등포뉴타운에서 출퇴근하는 것이 수월하다.

그러나 신길뉴타운 주변으로 여의도~서울대를 이어주는 신림선 경전철 보라매역(2022년 예정)과 여의도~광명~안산을 잇는 신안산선 신풍역(2023년 예정)이 개통될 예정이어서 완공 시 신길뉴타운은 지하철 1·5·7호선과 함께 풍부한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이로 인해 신길뉴타운은 서남부권 교통의 요충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규모 면에선 신길뉴타운 압승

규모 면에서도 신길뉴타운이 압도적으로 크다. 신길뉴타운은 개발 면적만 146만㎡로 서울의 뉴타운 중 두 번째로 크다. 개발구역은 총 16개 구역으로 현재 7구역(래미안 에스티움)과 11구역(래미안 영등포프레비뉴)이 입주했다. 14구역(아이파크)은 지난해 10월 분양을 완료했고 올해 5구역(보라매 SK뷰), 12구역(센트럴자이)이 분양을 마쳤다. 9구역에선 현대건설이 1476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클래시안’을 분양 중이다.

영등포뉴타운(14만4512㎡)은 총 7개 구역으로 나뉜다. 1-4구역은 이미 아크로타워스퀘어의 입주가 이뤄졌고 1-3구역은 한화건설의 영등포뉴타운 꿈에그린이 들어선다. 1-2와 1-13구역은 조합설립 인가를, 1-11과 1-12는 사업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가장 진행이 느린 구역은 1-14로 구역 지정만 이뤄졌을 뿐 사업 속도가 더디다.

권성문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영등포는 규모도 작고 사업구역이 자잘하게 쪼개져 있어서 각 구역마다 랜드마크가 될 만한 큰 단지가 없다”면서 “신길도 물론 취소된 구역이 많아 이가 빠진 모양새지만 브랜드 대단지가 큼직하게 들어서기 때문에 브랜드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군은 영등포나 신길 모두 좋지 않은데 영등포는 중공업지역 상업지역이 섞여 있어서 교육여건은 좋지 않다”며 “이에 비해 신길은 주거지였던 데다 큰 공원이 있어 교육환경 측면에선 영등포보다는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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