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반포 찍고 이제 압구정동으로”

주애진기자

입력 2017-09-29 03:00 수정 2017-09-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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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 시장 식지 않는 수주전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1, 2, 4주구) 재건축 수주전이 27일 현대건설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를 계기로 현대건설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하는 등 이번 수주전은 재건축 시장의 판도까지 흔들었다. 후끈 달아오른 재건축 수주 열기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선정이 줄줄이 이어져 대형 건설사들의 치열한 승부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 ‘전통 강자’ 사라진 틈을 탄 지각변동

건설업계에선 이번 승리로 현대건설이 강남권 재건축 시장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평가한다. 이 기세를 몰아 현대건설은 압구정동 재건축까지 도전해 강남권에서 ‘재건축 강자’의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압구정동 재건축은 현대, 한양 등 24개 단지를 구역별로 나눠 진행될 예정지만 아직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업이 가시화하면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롯데건설과 대우건설도 최근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달 9일 서울 서초구 신반포 13차와 14차 시공사로 동시에 선정됐다. 서초구 한신4지구와 송파구 미성·크로바 등 1000채 이상 대규모 단지에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대우건설도 9일 신반포 15차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반면 전통 강자로 꼽혔던 삼성물산은 올해 진행된 재건축 사업 입찰에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다. 서초구 방배5구역, 신동아 1·2차, 반포주공 1단지 등 삼성물산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 모두에 불참했다. 또 다른 강자로 꼽히는 GS건설이 반포주공 1단지 수주 실패의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수주 낭보’를 이어갈지도 관심사다.


○ “건설사 자금력이 최대 변수 될 것”

건설사들이 강남권 재건축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일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급감하고 해외 시장의 수익성도 악화되면서 건설사 매출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늘었다. 여기에 수익성이 보장된 서울은 사업할 만한 땅이 고갈된 상태라 재건축이 유일한 돌파구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곳은 다음 달 시공사를 정하는 서초구 한신4지구. 신반포 8∼11차와 17차 단지, 공동주택 7곳, 상가 등을 통합하는 대형 사업지로 공사비만 1조 원에 이른다. 송파구 미성·크로바 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다음 달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연다. 두 곳 모두 GS건설과 롯데건설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이 유찰된 송파구 문정동 136 일대와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남구 대치동 쌍용2차 등도 대기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의 시공사 선정을 계기로 건설사의 자금력이 향후 재건축 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28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요 재건축 현장에서 후분양제가 확산되고 초과이익 환수제 대납 같은 지원 조건이 등장해 건설사의 자금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이 이번 수주전에 성공한 것도 탄탄한 자금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더 파격적인 지원 조건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에 조합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게 사실”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건설사들이 창의적인 지원 방법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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