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매시장도 ‘꽁꽁’…‘부동산 불패’ 신화 흔들

뉴시스

입력 2019-02-13 15:59 수정 2019-02-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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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서울 법원경매 1건 유찰…청약도 2순위 당첨 나와
경매시장 관망세 유찰 가능성 높아져…침체 장기화 우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13 대책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부동산 경기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집값·전셋값 동반 하락세로 ‘역전세난’(집주인이 전셋값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 우려가 커지자 하위시장인 경매시장도 투자 심리가 얼어 붙고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서울 청약시장에서도 2순위 당첨자가 나왔다. 지난해 수천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서울권 청약 잔여세대 추첨에 대한 관심이 이달들어 시큰둥해 서울 불패 신화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1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서울에서 진행된 법원경매는 모두 8건으로 이중 7건만 낙찰에 성공했다. 낙찰가율(감정평가가 대비 낙찰가)은 98.8%로 100%에 미치지 못했다.

서울 법원경매에 나온 매물은 지난 1월에도 93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4월(95건)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낙찰가율도 97.4%로 12월에 이어 두달 연속 100%를 밑돌았다.

문제는 경매시장의 위축이 국내 경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법원에 나온 물건들은 이미 6~7개월전 경매에 부쳐진 것이기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상황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이미 경기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뜻도 된다. 일반적으로 경매물건 증가는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시장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시장과 경기상황에 선행하는 성격도 있다.

특히 서울 아파트시장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14년부터 성행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구매하는 투자법)로 인해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동반 침체시 집주인은 전세 만기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올해도 금리 인상 행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니 앞으로 경매시장으로 유입되는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서울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2순위 당첨이 발생하는 등 서울 부동산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분양한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115㎡A형은 이달 진행된 2순위 청약에서 가까스로 마감됐으며, 일부 평형의 최저 가점은 지난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16점까지 내려갔다.

업계에서는 이 단지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 대비 높고 대형 평형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막히면서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시장에서 큰 관심을 얻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마찬가지로 청약 잔여세대 추첨에 대한 관심도 점차 시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최근 헬리오시티 입주발 전세 대란의 영향으로 강남권 전셋값이 약세를 나타내며 강남권 아파트 전세가율이 40%대로 떨어지면서 갭투자가 어렵게 됐다. 역전세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실수요자마저 관망세가 커지다보니 시장 열기가 잦아들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시장상황은 갈수록 위축될 것으로 보여 경매시장을 통해 채권을 회수하는 상황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경매시장마저 투자 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매물이 급격하게 늘어날 경우 낙찰가율을 떨어뜨리고, 이는 매매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등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시장은 시장 상황보다 자산가치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우가 많지만 서울도 낙찰가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 관망세가 커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유찰이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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