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대책 한달… 분당 아파트 매물 사라지고 ‘거래 절벽’

뉴시스

입력 2018-10-12 14:33 수정 2018-10-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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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는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문을 다 닫아야 할 상황에 도래할 것입니다.“

13일 분당 신도시 서현 효자촌마을 한 공인중개사의 하소연이다. 정부의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한달이 지나면서 투기과열지구인 분당의 아파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분당 전체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호가도 크게 내리지 않은 채 매수세만 끊겨 거래 공백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종부세 강화와 다주택자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 양도세 강화 등 후속대책과 주택 추가공급 발표, 하반기 금리인상 우려 등의 변수가 작용해 당분간 매매시장 관망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부동산 침체기가 다가왔다는 것이다.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이미 매입을 끝낸 상태이고, 나머지 매수의뢰인들도 실제거래가격보다 호가가 1억 이상 올라 추격매수를 멈춘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 8.2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3개월 간 잠잠하다가 양도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으로 올 4월부터 이미 많은 물량이 거래되고 투기세력들은 임대사업자등록을 위해 매물을 거두어가면서 가격 폭등을 부추겼다.

16년째 효자촌 인근에서 부동산을 하는 M공인중개사는 “그동안 젊은이들의 집 마련 컨설팅을 해주고, 투자 상담도 하면서 보람을 느꼈지만 이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며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도 집값을 잡는 데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곳 효자촌의 31평형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8.2 대책 발표 이전만 해도 6억원대였으나 1년이 지난 현재 8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시범단지 삼성한신 32평대는 7억대에서 최근 4억이나 오른 11억대를 호가하고 있다. 역세권 20평대 초반 아파트는 4억 초중반에서 6억대 초중반을 호가하고 있으며 30평대는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4억원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불과 1년새 50%나 올랐다.

이같은 집값 폭등은 분당은 물론 인근 수지지역에서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분양가마저 부채질하고 있다. 인근지역 수지에서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경우 당초 32평 분양가가 5억원대였으나 몇 달새 2억이 덩달아 오르기도 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집값 폭등 원인의 하나로 임대사업자들에 대한 혜택을 들고 있다. 임대사업자들이 취등록세 면제, 양도세 중과 제외 등 절세를 이용해 가격상승효과를 누리겠다는 차원에서 갭투자를 해 시세차익을 너도나도 챙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집은 전세를 안고 사면 투자금액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집값 상승폭을 키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8월 중순 성남시가 27년 된 분당 아파트 재건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집값을 부추겼다. 주민대상 설문조사와 재건축설명회를 한다고 하자 각종 포털사이트와 부동산카페 등은 ‘분당재건축’으로 떠들썩했다. 이 때문에 불과 2주만에 1억에서 많게는 2억원까지 올랐다.

분당은 8월말부터 이달 말까지 수지동천 1차GS자이아파트 1437가구 입주물량으로 분당 주민들이 많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돼 집값이 하락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성남시의 재건축을 위한 정비기본계획 수립 발표가 마치 확정된 것처럼 소문이 나돌면서 집값 폭등을 부추겼다는 얘기다.

정자동 상록마을의 공인중개사 K씨는 “임대주택이 다주택자들의 투기 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아파트 매물이 오히려 줄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임대사업자 혜택을 대폭 축소하고 최장 20년이 아니면 모두 실제매매가 가능할 수 있게 단기보유로 하는 등 임대주택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집값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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