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8만원에 주거비 해결… 교통-편의시설 아직 부족

강성휘 기자 , 박성민 기자

입력 2017-02-27 03:00 수정 2017-02-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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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특화 ‘가좌 행복주택’ 가보니

국내 첫 대학생 특화 행복주택 단지인 서울 마포구 성산동 가좌지구 전경(위쪽 사진). 2월 중순 입주를 시작했다. 철로 남쪽의 주택동과 북쪽의 커뮤니티동을 인공 덱으로 연결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대학생, 사회초년생이 입주한 방에는 책상과 냉장고 등을 갖췄다. 국토교통부 제공
홍익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전모 씨(24·여)는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이모 집에서 학교를 다녔다. 경기 의정부시의 집에서 통학을 하려면 하루 3시간 이상을 버스와 지하철에서 시달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모 집 식구들 눈치가 보여 자취방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몸만 겨우 누일 수 있는 고시텔조차 월 40만 원을 달라는 요구에 독립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 냉장고·책상 완비…소음·진동도 안심

새 학기부터 전 씨는 이런 마음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에 들어선 국내 첫 대학생 특화 행복주택 가좌지구에 입주한 덕분이다. 전용면적 16m²짜리 전 씨 방의 월 임차료는 18만 원(보증금 500만 원)에 불과하다. 월 부담액은 학교 주변 자취방의 절반도 안 된다. 전 씨는 “당첨 소식을 들었을 때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24일 입주민 집들이 행사를 연 가좌지구를 찾았다. 3층에 위치한 전용면적 16m² 방에 들어서자 탁 트인 발코니 유리문으로 햇살이 쏟아졌다. 전망이 확 트여 공간이 더 넓어 보였다. 발코니는 창고로 활용하거나 세탁물을 널어둘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았다. 일반 원룸이나 자취방처럼 방 한쪽을 빨래 건조대가 차지할 필요가 없었다. 살림살이 장만 부담도 작았다. 책상과 냉장고, 싱크대, 가스레인지가 구비돼 있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침대와 밥솥 등 몇 가지 가전 가구 제품만 들이면 된다.

부대시설도 다양하다. 입주민의 61%(222명)가 대학생인 것을 고려해 열람실과 스터디룸을 별도로 마련했다. 철길 위로 주택동과 커뮤니티센터를 연결한 인공 덱은 공원으로 꾸며 야외 공연 등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커뮤니티동에는 청년창업 지원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경의중앙선 가좌역 북쪽 철길 주변에 들어선 가좌지구는 당초 소음과 진동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루 열차 통행량이 283대로 평균 3∼5분마다 열차가 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이 140m의 방음벽과 지하에 설치한 두께 2.5cm의 방진매트 덕분에 소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 대중교통은 다소 불편

교통 편의에 대한 생각은 엇갈렸다.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차량을 소유한 신혼부부 등은 출퇴근에 큰 불편이 없지만 학생들은 지하철이 바로 연결되지 않아 통학이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2.5km 떨어진 홍익대까지 버스를 이용하면 25∼30분이 소요돼 걸어서 가는 시간(38분)과 큰 차이가 없었다. 또 그동안 방치됐던 철로 주변에 들어선 단지인 탓에 식당과 편의점 등 편의시설도 찾기 힘들었다.

가좌지구에 입주한 대학생 222명 중 82명(37%)은 고려대와 중앙대 등 비(非)신촌권 대학생이다. 대중교통으로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지역에서도 입주를 희망해 경쟁률이 48 대 1이나 됐다. 이 같은 청년층 주거난을 빠른 시간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인천 주안, 충남 공주 월송지구 등 내년까지 대학생 특화단지 4곳이 더 들어설 예정이지만 주거비 부담이 높고 수요가 많은 서울은 청년 임대주택을 지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날 입주 행사에 참석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주택 문제는 단지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는 공공 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확대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강성휘 yolo@donga.com·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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