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아파트-재건축 투자매력 뚝

천호성기자

입력 2016-12-05 03:00 수정 2016-12-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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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대책 한달 서울 집값 동향

11·3 부동산 대책 이후 투자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개월 새 20% 이상 줄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달 서울 강남권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건축 매매가도 주간 기준으로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서울 주택시장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주춤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청약과 대출 요건을 모두 조이는 ‘샌드위치 규제’에 서울 집값이 앞으로 1년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 강남 4구 거래량 1개월 새 22% 감소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구)에서 신고된 아파트 매매 거래는 2468건으로 전달(3159건)보다 21.9% 줄었다. 이는 4월(1850건)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9월 계약된 거래가 지난달에 신고됐을 가능성도 있어 실제 감소 폭은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의 해석이다.

 지역별로는 강동·서초구의 거래량이 1개월 새 각각 29.1%, 26.7% 줄었다. 둔촌주공(강동구 둔촌동), 반포주공1단지(서초구 반포동) 등 대단지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가 둔화된 게 직격탄이 됐다. 강남·송파구의 거래량도 각각 13.9%, 18.6% 줄었다.

 아파트 거래량 감소는 1순위 청약 자격을 까다롭게 하는 11·3 대책 등 최근 잇달아 쏟아진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강남 4구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게 공인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내년 1월부터 신규 분양 아파트의 잔금 대출 심사가 강화되는 점도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서초구 반포동 가든공인중개소의 박국현 대표는 “재건축 일반 분양가가 지금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주변 일반 아파트 매수세도 주춤해졌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전체의 거래량 감소 폭은 14.5%로 강남권보다 작았다. 중소형 아파트가 많은 종로(121.7%) 강북(6.5%) 동대문(4.9%) 등의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다.


○ “매매가 하락세 1년 이상 지속될 수 있어”


 수요자들의 매매 문의가 끊기면서 집주인들도 본격적으로 호가를 낮추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 시세는 이전 주보다 0.27% 하락해 2011년 11월 셋째 주(―0.32%) 이후 256주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재건축 아파트 값 하락 폭이 커진 영향으로 지난주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가는 100주 만에 처음으로 0.02% 떨어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1년 이상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달 중 미국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9일부터 주택 담보 대출 심사에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신규 대출 외에 신용 대출 등 기존 빚을 모두 따져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DSR가 도입되면 대출받기는 더욱 까다로워진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내년 수도권의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4만3000채 이상 늘어나는 등 집값을 떨어뜨릴 요인은 많은 반면 눈에 띄는 호재는 없다”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내년 3월까지는 집값이 약보합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또 “현재 쌓여 있는 매물이 겨울방학 이사철인 다음 달 말까지도 팔리지 않으면 1분기(1∼3월)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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