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 잇단 후분양 선회…공급 지연으로 집값 오르나

뉴스1

입력 2019-06-24 09:46 수정 2019-06-2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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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2차 이어 신반포3차·경남 등 후분양 결정 잇따라
강남권 분양 지연으로 주택 희소성↑, 집값 상승 우려도


국내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의 모습. © News1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정부의 분양가 통제에 맞서 잇따라 후분양으로 선회하면서 공급 위축에 따른 집값 상승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후분양제로 공급 방향을 돌리는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상아2차 재건축 조합이 처음으로 후분양 신호탄을 쐈다. 조합은 지난주 대의원 회의를 열고 상아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의 일반분양 물량 115가구를 후분양하기로 뜻을 모았다.

후분양제는 아파트를 80% 이상 지은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분양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은 아파트를 짓기 전 분양해 분양대금을 건설비용으로 충당하는 선분양이 대세로 자리매김 해왔다.

상아2차 조합이 후분양을 택한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분양가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분양하려면 HUG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HUG는 분양보증 발급 조건으로 분양가 상한 기준을 둬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다.

HUG는 최근 서울 등 전국 고분양가 관리지역 분양가를 심사할 때 분양 아파트가 속한 자치구에 1년 이내 분양한 아파트가 있으면 100% 수준으로, 1년이 지났으면 비교 단지 분양가의 105%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상아2차는 HUG의 새 심사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 4월 인근에 분양한 ‘디에이치 포레센트’의 평균 분양가 3.3㎡당 4569만원을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조합은 입지와 시세 차이 등을 이유로 3.3㎡당 최소 4700만원 이상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공정률 80% 이후 분양하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지 않아도 된다. 다만 준공까지는 시공사의 연대보증이 필요하다. 건설 주체가 공사 비용을 대출해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나중에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분양 시기를 미루는 것이다.

서울 강남권 분양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방문객들이 몰린 모습. © News1
서초구 신반포3차와 반포경남 아파트 등을 통합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베일리’도 지난 주말 결국 같은 이유로 후분양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나 래미안퍼스티지 등의 3.3㎡당 가격이 9000만원을 육박하고 있는데, HUG의 규정에 따르면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원대를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방배13구역, 잠원동 신반포4주구 등도 후분양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양업계는 보고 있다.

문제는 분양가 갈등 등의 이유로 분양 방식을 변경하는 사례가 늘면서 분양 지연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 분양 물량은 1만78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061가구)보다 10.5% 줄었다.

이 밖에도 개포주공4단지, 서초무지개아파트 등 다수의 재건축 단지가 분양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사업 초기의 재건축·재개발 단지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장기간 하락세를 보이던 강남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이유 중 하나가 주택 희소성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남권의 주택 수요는 꾸준한데 갖가지 규제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희소성이 높아져 집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향후 분양 지연으로 공급물량이 줄어들면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서울, 특히 강남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은 결국 찾는 사람은 많은데 공급이 적기 때문”이라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인위적인 방법으로 공급을 옥죄면 집값은 오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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