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상가 분양 대신… 디벨로퍼가 직접 운영 나섰다

신희철 기자

입력 2019-04-25 03:00 수정 2019-04-2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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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웨이 광교’ 내달 개장 앞둔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

다음 달 1일 문을 여는 복합 쇼핑몰 ‘앨리웨이 광교’ 전경.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광교신도시 주상복합 아이파크의 상업시설을 100% 보유하며 차별화된 브랜드 유치에 공들였다. 네오밸류 제공

신도시나 새 아파트 상가를 방문하면 부동산 중개업소만 몰려있는 모습에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다. 입주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빈 상가가 많고 브랜드 관리가 엉망인 경우도 허다하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45·사진)는 상가 분양이 끝난 뒤에도 상권 활성화에 시간이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상가를 분양하지 않고 직접 소유하며 상가를 개발하는 디벨로퍼다.

2005년 회사 설립 후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위례신도시, 구리갈매 등지에서 총 5228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개발 및 분양을 모두 성공시키며 디벨로퍼로서의 안목을 인정받았다.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던 시기에 손 대표는 라이프스타일 사업에 특화된 자회사 ‘어반라이프’를 설립하고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를 표방하고 나섰다.

손 대표는 “서울 강남 푸르지오시티 준공 후 자녀들과 현장을 찾았는데 상가 공실이 많고 운영이 엉망인 모습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내가 만든 주거지에 모두가 찾아 올 수 있는 제대로 된 쇼핑몰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만든 라이프스타일 쇼핑몰 브랜드가 ‘앨리웨이(Alleyway)’다.

손 대표는 상가를 분양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는 전략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주상복합단지 한 곳에서 수십, 수백 개의 상가를 분양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그는 “2012년 분양한 위례 아이파크 2차의 상업시설 지분 40%를 확보해 첫 시도를 했다”며 “40%의 상가에 직접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 등을 입점시켰더니 상권 활성화가 그나마 빨랐지만 그래도 나머지 60% 때문에 원하는 그림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분양한 광교 아이파크의 상업시설 전체를 분양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기로 했다. 그가 수년간 공들인 이 ‘앨리웨이 광교’는 다음 달 1일 문을 연다. 3만8755m² 규모로 약 3500억 원이 투자됐다. ‘앨리웨이(골목길)’란 의미를 담아 아파트를 둘러싼 상업시설을 굽이굽이 골목길 형태로 만들었다. 중앙 광장이 광교 호수공원과 연결되도록 해 아파트 단지 주민뿐 아니라 호수공원 방문객도 상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가 주력한 것은 직영 콘텐츠 개발이다. 2015년 서울 성수동 유명 베이커리 ‘밀도’를 인수해 직영점을 13개로 늘렸다. 이 외에도 음식점과 카페 등 10여 개의 직영 브랜드를 만들었다. 매 시즌 새로운 셰프가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 ‘아오로’를 비롯해 전국청년농업인연합과 직거래하는 프레시마트 ‘다곳’ 등을 갖고 있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대우증권 투자은행(IB) 부서에서 키운 기업 분석 능력이 도움이 됐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개성 있는 브랜드 유치에도 공들였다. 동네정미소(쌀집), 감성고기(정육점), 바오담(떡집) 등의 브랜드를 입점시켰다. 사찰음식의 대가 정관 스님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두수고방’, 오상진·김소영 아나운서 부부의 ‘책발전소’, 청담동 라이브 바 ‘겟올라잇’ 등도 유치했다. 손 대표는 “앨리웨이 광교 중앙 광장엔 아티스트 카우스의 초대형 피규어와 설치 예술가 재닛 에클먼의 작품이 전시된다”면서 “세계적인 작품을 집 앞에서 즐기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2020년 준공되는 인천 더샵 스카이타워에서도 ‘앨리웨이’를 선보인다. 올 8월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인사동 쌈지길’과 유사한 복합 쇼핑 공간을 오픈한다. 그는 “‘앨리웨이’를 차별화된 콘텐츠로, 쇼핑과 관광의 명소로 자리매김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그로브 몰처럼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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