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전셋값’…‘집값’ 끌어내리나
뉴시스
입력 2018-12-05 10:19 수정 2018-12-05 10:21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년여 만에 60% 아래로 떨어지면서 향후 매매가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매매가의 선행지표인 전셋값 하락 추세가 매매가 하락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기간 내 집값 폭등에 따른 피로감과 정부의 잇단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 대내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인 전세가율은 59.6%. 5년여 만에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인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11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9.6%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60%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2013년 9월 59.1%를 기록한 이후 5년2개월 만에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3년 10월 60.1%를 기록한 이후 2016년 5월 75%까지 치솟았다. 시장내 주택공급 부족으로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더 많이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지난 1월 69.3%로 출발한 전세가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전셋값은 6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의 9.13부동산 대책 등 대출 규제에 기준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한풀 꺾이면서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집값이 오르지 않고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갭투자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계약 만료뒤 집을 옮기려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빼주기 위해서는 집을 시세보다 싸게 내놓을 수밖에 없다. 사실상 돈을 빌리기 어렵고 빌려도 이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보유세 강화와 대출 규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으로 갭투자자들이 시중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이 시장에 계속 나온다면 매매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내년 전국에 40만 가구에 육박하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셋값 하락 안정세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물량이 늘어나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매매가도 끌어내릴 가능성이 크다.
실수요자들이 나서는 내년 봄 이사철에도 전셋값 하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전셋값 안정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전셋값은 매매값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며 “전셋값이 떨어지면 갭투자자나 임대사업자들이 세입자를 찾기기 쉽지 않고 종부세 강화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부담으로 시세보다 낮은 가격을 집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소장은 “종합부동산세 인상 여부와 수도권 3기 신도시 공급, 추가 금리인상 여부 등이 향후 집값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이자 하방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부동산시장에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급매물이 자꾸 나온다면 덩달아 집값도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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