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시장 불확실”…규제지역 분양 물량 연말에 쏟아져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입력 2018-10-15 12:17 수정 2018-10-1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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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 발표·분양가 협의 지연…서울 ‘로또 분양’ 줄줄이 연기
위례·과천·판교 등 규제지역 분양보증 못 받아 연말 공급 예정
12월 분양 경쟁 치열… 비규제지역 늦기 전에 분양해야



서울 강남과 위례신도시 등 하반기 수도권 ‘대어급’ 아파트 분양 일정이 무더기로 연기됐다. 통상 추석 이후는 1년 중 분양이 가장 활발한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 가을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분양 가뭄이 예상된다. 분양보증 심사를 맡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청약제도 개편 탓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10~11월로 예정했던 서울 재개발·재건축과 위례신도시, 성남 대장지구, 과천 등 수도권 인기 지역 내 분양 시기를 대거 미뤘다. 서울에선 삼성물산이 서초구 서초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해 짓는 ‘래미안리더스원’이 분양가 산정을 놓고 재건축 조합 측과 HUG의 의견차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경기권에선 북위례(위례 북쪽)와 판교 생활권인 성남 대장지구, 과천에서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미뤄졌다. HUG가 최근 위례·판교·과천 등 3곳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에 분양보증 심사 연기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9·13 대책이 담긴 ‘주택공급 규칙’ 개정안이 11월 말 시행되는 만큼 그 이후에 분양하라는 의도다. 수도권 규제지역 내 중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추첨제 물량 75% 이상을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게 개정안 골자인데, 위례와 판교 등에서 분양을 앞뒀던 단지들이 대부분 중대형 물량이다.

경기 의정부에서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인 ‘탑석센트럴자이’도 분양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시행사인 용현주공아파트 조합에서 13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내세우면서 시공사와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관리처분 일반분양가는 1220만 원 대였으나 시행사가 그보다 높은 분양가를 제시한 상황이다. 조합 측 관계자는 “조합에선 탑석센트럴자이 분양 일정을 10월 말로 생각하고 있고, 분양가 협의가 끝나는 대로 분양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시장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내놓은 9·13대책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크게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1주차(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0.09%를 기록했다. 0.3%를 훌쩍 넘었던 8~9월의 오름폭이 꺾인 것으로, 서울 집값을 견인하던 강남·용산·여의도의 상승세 위축 영향이 컸다.

실제로 한 달 전 0.51%까지 치솟았던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0월 들어 0.04%로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서초구는 0.54%에서 0.01%로, 송파구는 0.52%에서 0.07%로 하락했다. 서울 집값 상승에 불을 붙인 용산구와 영등포구 상황도 비슷하다. 용산구는 0.40%에서 0.03%로, 영등포구도 0.41%에서 0.06%로 각각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인기지역의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이 주택 거래에서 주도권을 쥐는 매수자 우위도 형성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04.8로, 집값 급등이 시작되기 직전인 7월(102.6)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달 3일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인 171.6까지 치솟았던 서울 매수우위지수가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70포인트 이상 빠진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주택시장을 장담할 수 없어 최대한 올해 분양을 하는 것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비규제지역의 경우 서울과 위례 등 규제지역 분양이 몰리는 연말을 피해 10월이나 11월 초에 분양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이은정 기자 e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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