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식사2구역 과도한 PF대출 논란

김윤수 기자

입력 2018-07-11 03:00 수정 2018-07-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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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쪼개기’ 법적 분쟁 이어 시끌

‘지분 쪼개기’를 통한 비정상적 조합 운영 문제로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2구역 아파트 단지 공사가 이번에는 과도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식사2구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디에스디삼호 측이 보유 중인 토지의 시세 감정가를 몇 배나 넘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호가 식사2구역 6만8000여 평 가운데 보유하고 있는 2만6000여 평의 시세 감정가는 약 1150억 원. 하지만 삼호는 이 토지를 담보로 농협에 324억 원, GS건설에 2431억 원 등 총 2755억 원을 대출받았다. 여기에는 대출채권유동화 550억 원, 브리지론 300억 원 등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선 자본금이 51억6000만 원에 불과한 삼호가 식사2구역 사업으로만 수천억 원의 부채를 발생시킨 것은 위험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호가 경기 용인시 동천지구 등 다른 지역에서도 대규모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 과정에서 리스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사업 지연 등에 따른 수익성 저하와 미분양 증가로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형 PF’라고 해서 자금력이 부족한 시행사들에 대해 시공사가 보증을 서는데 이렇게 되면 시공사 규모가 아무리 크다 해도 불안 요소가 적지 않고 사업비용도 전반적으로 높아져 소비자에게 불리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도시 개발 인허가권을 가진 고양시가 대출 등 안정적 자금 운용을 위해 적절히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의 판단과 시공사의 담보가 있는 만큼 행정적인 부분이 아니라면 지방자치단체의 개입은 월권이 될 수 있다는 반박도 있지만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는 “대출 규모가 너무 커서 사업 자체에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인허가를 담당하는 지자체가 현행법을 넘지 않는 수위에서 주의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호 측은 “일반적인 PF 사업에 비해 대출을 많이 받은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삼호 측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PF를 할 때 매출액 등을 고려해 현금 흐름을 짜서 상환을 받을 수 있는지를 판단해 금액을 산정한다. 그 외에도 대한주택보증공사의 분양 보증 등 기타 안전장치가 돼 있기 때문에 일반분양자들은 전혀 리스크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식사2구역의 시행사 간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이 지역은 2009년부터 삼호와 신안건설산업, 원주민 170여 가구 등이 도시개발사업조합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본보가 확인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식사동 587-14 지역의 경우 242m²(약 73평) 규모의 땅에 등기명의인만 133명이고, 인근 식사동 634-6 땅은 113명이 168m²(약 51평) 넓이를 약 1.5m²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식사2구역 개발부지 조합원 505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6명이 전체 토지의 0.18%만 보유한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삼호 측의 회사 직원 등의 이름을 동원한 ‘지분 쪼개기’ 수법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신안 측은 “편법으로 조합을 장악한 뒤 식사2구역의 3개 블록 중 상업지와 가장 접근성이 좋고 원래 신안이 소유한 지역인 2블록을 삼호 측이 차지하기 위해 환지계획 변경까지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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