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로또를 찾아서
김재명 기자
입력 2018-03-11 17:20 수정 2018-03-11 17:28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아파트 잔여세대 추첨 현장. 유치원 추첨처럼 직원이 책상위에 올라 당첨자를 한명씩 뽑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아파트 잔여세대 추첨 현장에 모인 사람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모였다.
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모델하우스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20대 젊은이부터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인근 도로까지 점령했다. 과천에서 2월 분양한 한 아파트 잔여 세대를 추첨하는 날. 주변 시세보다 1억~2억 원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진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부터 ‘로또 아파트’로 불렸다. 하지만 32평(약 106㎡)형 이상은 중도금 대출이 안 되면서 계약을 포기한 사람이 많아 이에 대한 잔여 세대 추첨에 관심이 모아졌다. 유모차를 끌고 온 부부도 있었고, 친구, 가족 단위도 많았다. 심지어 아르바이트생을 이용해 응모시킨 뒤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는 사람도 보였다. 이날 잔여세대는 일반분양 575가구 중 128세대가 추첨에 나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아파트 잔여세대 추첨 현장. 추첨표에 희망 타입, 이름, 연락처를 써 추첨함에 넣으면 된다.
모델하우스 출입문이 닫히고 10시에 추첨이 진행됐다. 직원이 책상 위에 올라서 한 명씩 이름을 불렀다. 여기저기서 환호와 탄식이 터졌다. 한 당첨자는 ‘로또’라도 된 듯 점프를 하며 소리를 질렀다. 다른 한편에서는 “(추첨함) 흔들어주세요”, “섞어주세요” 라는 이야기가 들리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남은 세대수가 줄어들수록 참가자들의 신경은 곤두섰다. 결국, 마지막 세대까지 추첨이 끝나자 사람들은 우르르 밖으로 빠져나갔다. 또 다른 ‘로또’를 찾아 나선 것이다. 건설사 측은 이날 방문객은 1500여 명이고, 잔여 세대에 대한 계약을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적은 희망타입 추첨시간이 되자 우르르 추첨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추첨장 내부는 수백명이 모여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앞쪽에 직원이 서서 당첨자 이름을 부른다.
아파트 잔여세대 추첨을 끝나자 사람들이 우르르 모델하우스를 빠져나가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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