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무이자 아파트들 ‘귀하신 몸’

천호성기자

입력 2017-11-13 03:00 수정 2017-11-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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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전망에 희소성 커져

11월 중순 강원 속초시 조양동에서 분양될 ‘속초자이’ 아파트 투시도. 최근 신규 분양 단지로는 드물게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래쪽은 중랑구 면목동에서 분양 중인 ‘면목 라온 프라이빗’ 아파트. 각 사 제공
이달 초 광주 북구 연제동에서 분양된 ‘힐스테이트 연제’ 아파트는 평균 23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쳤다. 이는 올해 광주에서 분양된 단지들 중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 시공사가 전체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에 대해 무이자 대출을 주선해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게 부동산업계의 평가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 움직임과 정부의 잇단 대출규제에 ‘중도금 무이자’ 아파트들의 희소성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는 일반적으로 분양가의 50∼60%인 중도금 대출 이자를 계약자 대신 건설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40%인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분양가 40%만큼 무이자로 대출된다.

분양시장 활황기였던 2015년까지만 해도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로 주선하는 단지들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도 쉽사리 이 같은 혜택을 내걸지 못하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을 100%에서 90%로 낮췄다. 지난달 가계부채 대책 때는 이를 다시 80%로 조정했다. 이에 부실대출 리스크가 커진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아예 대출을 거부하는 추세다.

수요자들의 중도금 부담은 향후 금리 인상과 함께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말 한국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이 적용되는 내년 1월부터는 분양가 30% 정도인 잔금을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마련하기도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중도금 무이자 단지들을 골라 청약해 자금 마련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자들이 어느 때보다 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중도금이 무이자로 제공될 경우 계약금만 내면 입주 때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기 때문에 자기 자본이 비교적 적은 수요자들이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가 부담하는 이자만큼 분양가를 높이는 경우도 있어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달 수도권에서 분양에 나서는 중도금 무이자 단지로는 경기 시흥시 신천동 ‘신천역 코아루웰라움’ 등이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분양하고 동서건설이 짓는 이 단지는 전용면적 70∼77m² 169채 규모다.

호반건설이 경기 김포시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짓는 ‘김포한강신도시 호반베르디움 6차’(전용면적 101m² 696채)와 경기 이천시의 ‘이천 마장지구 호반베르디움 2차’(전용면적 82m² 533채)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갖추고 분양 중이다. 이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받아 3.3m²당 분양가가 각각 1000만 원, 804만 원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서울에서는 중랑구 면목동에서 분양 중인 ‘면목 라온 프라이빗’(전용면적 50∼95m², 242채 일반분양)이 분양가 40%만큼의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지방에서는 GS건설이 강원 속초시에서 짓는 ‘속초자이’가 16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속초지역의 첫 ‘자이’ 브랜드 아파트로 전용면적 59∼141m² 874채 규모다. 분양가는 3.3m²당 800만 원대 중반. 이 외에도 현대건설 등이 부산 서구 암남동에서 시공하는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전용면적 84∼138m² 1368채)가 15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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