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피한 막차 분양”… 본보기집 수천명씩 몰려

강성휘기자 , 천호성기자

입력 2017-11-11 03:00 수정 2017-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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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1곳 본보기집 청약열기 후끈
“전매제한 없는 마지막 단지” 홍보
부산 현대 힐스테이트 7000명 찾아… 의왕-속초서도 5000∼6000명 방문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커지며 분양시장 쏠림현상 더 심해져


10일 강원 속초시 조양동 ‘속초자이’ 본보기집을 찾은 사람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더욱 강화되기 전에 청약을 받으려는 실수요자 등이 몰리면서 본보기집 문을 닫는 오후 6시까지 100m 안팎의 대기 줄이 이어졌다. GS건설 제공
10일 부산 서구 암남동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본보기집에는 오전 10시 이전부터 관람객 200여 명이 입장을 기다렸다. 본보기집이 문을 연 이후로도 꾸준히 사람이 몰리며 이날 하루에만 7000여 명이 다녀갔다. 부산 사상구에 사는 배모 씨(53)는 “전매제한 규제를 피한 마지막 단지라고 해서 찾아와 봤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10일 전국에서 본보기집 11곳이 문을 연 가운데 전국적으로 관람객 수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택지 전매 제한, 대출한도 축소 등 강화된 정부 규제를 피해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대거 본보기집 나들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전매제한 피하자” 투자수요 몰린 부산

부산에서는 분양권 전매 제한을 피한 마지막 단지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부활한 민간택지 전매제한은 10일 이후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이날 문을 연 단지가 사실상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마지막 단지가 됐다. 앞으로는 지방 청약조정 대상 지역에선 입주 때까지, 지방 광역시 민간택지에서는 6개월간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다.

현대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분양 관계자는 “최근 들어 부산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많이 꺾여 있었는데 전매제한을 피한 마지막 단지라는 메리트 때문인지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에서는 단기 전매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당첨자 발표 직후부터 분양권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 분양한 한 단지의 경우 특별공급 당첨자가 발표된 9일 오후부터 전용면적 84m² 분양권에 4000만 원 안팎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신혼부부, 장애인 등을 위한 특별공급 당첨권이 불법으로 매물로 나온 것이다.


○ 각종 규제 적용 앞두고 분양시장 열기

부산 외 다른 지역 분양시장도 열기가 뜨거웠다. 경기 의왕시 삼동에 들어서는 ‘의왕 장안지구 파크 2차 푸르지오’ 개관 첫날인 10일 5000여 명이 본보기집을 찾았다. 강원 속초시 조양동의 ‘속초자이’ 본보기집에는 이보다 많은 약 6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두 곳 모두 본보기집이 문을 열기 전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들어서는 ‘가산 센트럴 푸르지오 시티’ 오피스텔 본보기집에도 관람객이 3000명가량 몰렸다.

이처럼 시장의 관심이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린 데에는 지난달 24일 발표된 가계부채 대책 영향이 컸다. 이 대책에 따르면 내년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와 보증비율이 낮아진다.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도입돼 주택담보대출의 한도 역시 줄어든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대출이 어려워지는 내년이면 주택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이 본보기집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도 분양시장 쏠림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김범건 속초 자이 분양소장은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에 관심을 갖는 실수요자와 투자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성휘 yolo@donga.com·천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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