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부동산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동아광장/신세돈]보유세 인상에 앞서 생각할 9가지 숙제

동아일보

입력 2017-09-14 03:00:00 수정 2017-09-14 03:00:00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 구글
신세돈 객원논설위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이달 4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은 놀라웠다. 죽산 조봉암의 국유토지의 유상배분조치(농지개혁)를 ‘한국 경제의 비약적인 성장 토대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는 주장도 놀랍지만 140년 된 헨리 조지의 지대회수이론에 더욱 놀랐다.

지대를 지불하면 임금과 이자는 그만큼 줄어들므로 지대의 수준에 따라 임금과 이자의 수준이 줄어든다(지대 상승→임금 축소)는 해석을 갑론을박할 생각은 없다. 또 ‘지대 추구’는 기업가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빼앗고 건전한 시민의 일할 의욕을 꺾고 있으며, 점점 심각해지는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핵심에는 ‘지대 추구’의 특권이 존재하고, 모든 불평등과 양극화의 원천인 ‘고삐 풀린 지대’를 그대로 두고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렵다(임금 축소→양극화 확대)는 말에 토를 달 생각도 없다.

문제는 ‘과다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이 과연 지대 추구의 덫에 빠진 사회와 양극화를 해결하는 진짜 해답이냐 하는 것이다(부동산보유세 인상→지대 하락→임금 상승→양극화 해소). 그 내용이 아직은 모호하나 ‘2017년 지대 개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멈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위대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주택보유세를 올려도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으며, 따라서 사회의 양극화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 같은 9가지 이유를 정리해 봤다.

첫째, 보유세를 조금 올린다고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는 보장이 없다. 집을 내놓으려는 사람도 가격이 너무 낮아지면 팔려고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몇십만 원 혹은 몇백만 원 보유세를 당분간 더 내더라도 몇천만 원 폭락한 가격으로는 내놓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높은 보유세 때문에 팔려고 한다면 높은 보유세 때문에 살 사람도 없을 가능성이 크다. 높은 보유세 때문에 한쪽에서 파는데 누가 그 집을 사려고 하겠는가.

셋째, 보유세를 올리면 상당 부분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난 보유세를 전가할 방도가 따로 없는 1주택 소유자조차 주택을 팔기보다는 보다 높은 임대료로 임대할 가능성이 크다.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질수록 팔지 않고 임대로 내놓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넷째, 주택 혹은 토지 보유에 대한 보유세를 올리면 다른 쪽으로 돈이 몰리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실명제에서 봤듯이 주택보유세를 강화하면 회화 골동품 주식 혹은 해외 투자로 투기가 이전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부동산 투기는 잡힐지 몰라도 또 다른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이 발생하는 것이다.

다섯째, 가만히 있어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종합부동산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또다시 보유세율 혹은 과세대상자를 더 확대하면 상당한 조세저항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보유세(재산세+종부세)로 1년에 약 10조 원 걷히는데 기존에 부담하는 사람들에게 더 올리든 그동안 내지 않던 사람들에게 새로 물릴 경우든 조세저항은 상상하기 어렵다.

여섯째, 헨리 조지가 말한 국가가 회수해야 할 지대란 ‘철도 통과라든가 도로 건설과 같은 공공개발 혹은 경제 발전에 따른 우연적이고 어부지리 같은 지가 상승’을 말한다. 따라서 조지의 이론대로라면 공공개발에 따른 이익을 환수하면 되는 것이다. 전혀 가격 상승을 보지 못한 토지나 주택에 대해 투기 방지 목적으로 보유세를 부과하는 것은 억울한 과세가 된다. 반발이 클 것이다.

일곱째, 만약 보유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잡히지 않는다면 ‘주택 가격이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높은 수준’까지 보유세를 올려야 할 것이다. 그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검토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

여덟째, 부동산 투기와 양극화를 잡기 위해 보유세를 물리는 것이라면 주택 가격이 극도로 안정되면 보유세를 거두지 않고 철폐해야 한다. 과연 그럴 수 있을 것인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보유세를 없애는 순간 다시 주택 가격이 뛸 것이다. 그렇다면 보유세는 ‘주택 가격이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높은 수준’에서 고착되어야 할 것인데, 국민들이 그 수준을 매년 감내할 수 있겠는가? 없을 것이다.

아홉째, 최근 부동산 가격의 급등은 보유세가 낮아서가 아니라 이전 정부의 과도한 저금리와 부동산 투자 유인책 때문이었다. 보유세 인상은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을 잘못 찾아 내린 처방이다. 또 한 번 주택시장에 혼돈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 같다.

신세돈 객원논설위원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부동산 HOT ISSUE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