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관통 반대·역사 외곽 이전…동서고속화철도 ‘백담역’ 사업도 난관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9-12 16:36 수정 2017-09-12 17:05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주민 59명이 12일 정부 세종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백담마을 고속철 외곽이전요구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예정에도 없던 기찻길이 마을을 관통하게 생겼는데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주민 생존권과 환경권을 반드시 지켜낼 것입니다.”
동서고속화철도 역사 위치 변경을 요구하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일부 주민들이 12일 오전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집회를 열고 국토교통부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이날 집회에는 용대리 백담마을 주민 59명이 참석해 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7월 14일 국토부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기본계획안에 ‘백담역’이 포함된 이후 줄곧 역사 외곽 이전과 지화화 등을 주장해왔다. 지난달 18일부터는 마을 주민 찬반투표를 거쳐 고속철 외곽이전요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며 동서고속화철도 계획안 수정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진정서를 통해 국토부 기본계획안대로 백담마을 중앙을 관통할 경우 마을이 사라지는 위기에 처해 있다며 고속철 노선을 국도 46호선 건너편으로 변경해 줄 것을 이날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백담마을 고속철 외곽이전요구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정부 세종청사를 방문해 국토교통부 동서고속화철도 사업 담당 사무관에게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춘천고속철도 기본계획안에 대해 백담마을 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들었다”며 “주민 의견을 반영하고 검토해 앞으로 예정돼 있는 공청회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동서고속화철도는 역사 위치와 노선변경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 시군은 △강북에 지하역사 신설(춘천) △역사 지하화 또는 외곽 이전(속초) △역사 이전 또는 지하화(양구) △역사 지하화 또는 외곽 이전(인제) △연계교통망 확충(화천) 등 각기 다른 요구를 하며 계획안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속초 동서고속화철도는 2조631억 원을 들여 춘천~속초간(서울~춘천간 2012년 개통) 고속철도를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으로 계획대로 2024년 완공하면 서울 용산역에서 속초까지 철도로 1시간1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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