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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무서운 학습효과’…백사마을, 사업자선정에도 ‘무뚝뚝’

뉴스1

입력 2017-07-14 11:53:00 수정 2017-07-14 1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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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는 지난 6일 백사마을 사업시행자로 서울주택도시공사를 선정했다© News1
백사마을 곳곳에는 다수 빈집이 방치돼 있다.© News1

지난 12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사업재개를 알리는 주민대표회의의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다시 마을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양옆으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노호화된 건물이 이어졌다. 곳곳에는 흉물스럽게 방치된 빈집도 상당수 있었다. 1970∼1980년대 풍경이 서울 한가운데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지난주 노원구에서 발표한 사업시행사 선정 소식에 무뚝뚝한 반응이었다. 일부 주민은 “개발소식이 또 나왔느냐”며 되묻기까지 했다.

한 60대 남성은 “주민들은 개발 소식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있다”며 “동네에 구체적인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기대하는 것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노원구, 사업시행자 서울주택공사 선정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불리는 백사마을은 노원구 중계동 일대 18만8900㎡ 규모로 1960년대 서울 도심부 개발로 밀려난 철거민 이주·정착지다. 2009년 주택재개발정비구역 지정 이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바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시작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사업은 암초의 연속이었다. 서울시는 백사마을을 기존 주거환경을 일부 보존하는 도시재생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방향을 틀었다. LH도 기존 개발방식을 수정해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서울시는 이를 거부했다. 결국 LH는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사업시행사 취소 요청을 냈고 노원구도 받아들였다.

한 60대 여성은 “거주자 70∼80% 이상이 세입자로 실제 집주인들은 거의 살고 있지 않다”라며 “백사마을이 개발되면 당분간 인근에 전셋집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을 표했다.

속앓이를 하던 백사마을에선 또다시 희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6일 노원구가 새로운 사업시행자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선정했다.

하지만 백사마을 주민들 분위기는 여전히 싸늘했다. 그들은 노원구의 사업자 선정 소식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다. 잇따른 개발 부침을 경험한 ‘학습효과’ 탓이었다.

한 50대 남성은 “주민들도 사업시행사 선정 소식을 반가워하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개발방식 변경으로 새 아파트 입주에 필요한 분담금만 증가할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귀띔했다.


◇투자문의 증가…실거래는 아직


백사마을에 개발 희소식 전해지면서 투자자 문의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실거래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잇따른 사업 무산으로 개발 속도를 장담할 수 없어 투자처 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과거 백사마을에 공인중개소만 19개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었다”며 “지금은 3∼4개로 줄며 투자자 관심 밖으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선 노원구 재건축 단지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백사마을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노원구는 광운대역세권 개발 등 개발호재가 유효한 상황이다. 여기에 제속도를 내고 있는 재건축사업 추진도 긍정적이다.

집값은 즉각 반응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노원구 아파트 3.3㎡당 매매시세는 올 초 1244만원에서 지난달 1283만원으로 상승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백사마을에선 빈집이 많아 마땅한 세입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며 “집주인들은 세입자 민원에 신경 쓰기보다 차라리 빈집으로 방치하는 것을 선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 분담금 우려…SH “사업성 확보 문제 없을 것”

백사마을에선 개발 이후 새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한 분담금 증가를 가장 걱정하고 있었다. 주민들 대다수가 자금력이 부족해 재개발 이후 마을을 떠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팽배했다. 전셋값이 치솟고 있어 이주 후 마땅한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것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LH가 사업을 포기한 것은 나름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서울시가 도시재생으로 백사마을을 개발하면 분담금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SH는 개발계획을 수정해 백사마을 사업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존 중대형 공급에서 벗어나 중소형으로 구성해 분담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SH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약 300억원에 달하는 공유지를 무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LH 사업성 분석 당시와 달리 노원구도 집값이 상승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예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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