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중개시장 잡자” 카드사들, 부동산 속으로…

김성모 기자

입력 2017-03-21 03:00 수정 2017-03-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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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로 월세 결제, 경쟁 본격화
시장 포화-수수료 하락-정부 압박… 업계, 새 수익원 찾기에 사활
하나 이어 삼성, 중개업체와 손잡아
국민-신한 가세… 롯데도 추진 중
이용자들 수수료-세금문제로 꺼려… 카드결제 적극 이용할지 미지수



삼성카드는 지난달 한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 업체를 통해 집을 구한 사람이 임대인과 합의해 카드 결제를 신청하면 삼성카드가 매달 정해진 날짜에 임차인의 카드로 결제한 뒤 임대인의 계좌로 월세를 입금해준다. 삼성카드는 일부 금액을 수수료로 받는다.

국내 카드 업체들이 올해 연 6조 원에 달하는 부동산 월세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대형 부동산 중개 업체와 잇달아 손잡고 부동산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얼마 안 남은 현금 결제 시장을 카드 납부로 대체해 수수료 수익을 올리려는 것이다. 올해에는 임대주택 시장에까지 뛰어드는 등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월세 시장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하나카드였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1월 전·월세 애플리케이션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와 손잡고 ‘다방페이’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이 앱을 통하면 월세를 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방식은 삼성카드와 스타트업이 제휴 맺은 것과 같다. 임차인과 임대인의 동의하에 다방페이에서 카드 결제를 신청하면 임차인의 카드에서 월세를 결제해 임대인 계좌로 입금해준다. 현재 신한·삼성·롯데·BC카드 사용자들도 스테이션3와 제휴를 맺어 다방페이를 통해 임대료를 결제할 수 있게 됐다.

박성민 스테이션3 사업본부장은 “임대료가 연 2000만 원 이하면 세금이 부과되지 않아 부담 없이 이용하고 계신다. 임차인의 카드 결제 수요가 많아졌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제 날짜에 입금이 되다 보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시장이 커지자 자체 서비스를 내놓은 카드사도 생겼다. KB국민카드는 이달 초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카드에서 관련 플랫폼을 구축하고 임대료 카드 자동 납부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입자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월세 등 임대료를 내고 집주인은 임대료 정산과 납부 현황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임대주택 입주자 81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임대료 카드 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18년 입주하는 롯데건설의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입주자에게 월세 카드 결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부동산 시장에까지 발을 담근 이유는 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가맹점 수수료까지 내려가면서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가계부채 조이기에 나서면서 증가세를 보이던 카드론 영업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등 수수료보다 카드론이 수익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데 여기서 활로를 찾기가 어려워지면서 신규 사업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부동산 시장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 대학교 등록금 등 현금 시장을 끊임없이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금 시장은 대부분 수수료나 세금 문제 때문에 이용자들이 보통 카드 결제를 꺼린다.

업계 관계자는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선 수수료 문제뿐만 아니라 수익이 노출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카드 결제에 동참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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