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 어디까지 가나…“청양고추 3배 ‘핵불닭 미니’ 100만개 불티”

뉴스1

입력 2019-05-16 08:04 수정 2019-05-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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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않는 ‘매운맛’ 인기에 강도 갈수록 높여
최근 유행하는 마라 비롯해 와사비 등 종류도 다양해져



#. 30대 직장인 이명선씨(가명)는 매운 음식 마니아다. 특히 스트레스를 받은 날이면 저녁 메뉴로 매운 막창, 닭발, 떡볶이 등을 시켜 먹으며 중독성 있고 자극적인 맛으로 해소한다. 최근에는 중국 향신료 ‘마라’에 푹 빠져 이를 접목한 음식을 찾으며 일상 속 재미를 찾고 있다.

매운 맛 트렌드가 진화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매운 맛의 강한 자극으로 해소하려는 소비자들이 계속 많아지며 매운 맛의 정도가 갈수록 강해지면서다. 매운 맛을 내는 원료 역시 마라, 고추냉이(와사비) 등 카테고리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매운 제품으로 꼽히는 삼양식품의 ‘핵불닭볶음면 미니’는 출시 한달여만에 1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이 제품은 매운맛을 나타내는 스코빌지수가 1만2000SHU이다. 청양고추가 보통 4000~7000스코빌이고, 가장 매울 때 1만2000스코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극강의 매운 맛’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다.

고통스러울 정도로 강렬한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을 위한 제품임에도 동영상 채널 유튜브에 인증 동영상이 수백여개 올라오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6월말까지 200만개가 팔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운맛 열풍은 해외 시장에도 또 다른 한류 시장을 만들어냈다. 삼양 불닭볶음면의 수출액이 국내 판매액보다 많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푸드는 말레이시아를 겨냥해 현지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만들고 ‘대박라면’ 브랜드를 론칭했는데, 최근 출시한 ‘고스트 페퍼 스파이시 치킨 맛(대박라면 고스트 페퍼)’은 매운맛 지수가 1만2000스코빌이다.

말레이시아에 매운 맛 음식이 없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제품임에도 누적판매량 35만개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의 목표 판매량을 60만개로 높였다.

전통 매운라면의 강자, 농심 신라면의 지난해 해외매출 실적은 2억8000만달러이다.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해외매출 7억6000만달러의 성장을 견인했다.

이처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매운 맛의 경쟁력이 입증되자, 식품업체들은 너도나도 매운 맛을 접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매운 맛 제품은 기존의 라면, 떡볶이, 치킨에서 과자, 피자로까지 그 영역이 확장됐다.

청양고추 소스를 가미한 오리온 ‘감자엔소스닷청양데리야끼소스맛’, 빙그레 ‘꽃게랑 불짬뽕’,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와 협업한 파파존스 ‘불닭피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원료 역시 다양해졌다. 특히 중국 향신료 ‘마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며 마라탕, 마라샹궈 등 전통 마라 음식점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데 식품업계에서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bhc는 마라샹궈를 치킨에 접목한의 ‘마라칸치킨’을, BBQ는 ‘마라 핫치킨’을 선보였다. CU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출시한 ‘CU 마라탕면’은 출시 약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마라와 함께 와사비, 청양고추 등 색다른 매운 맛을 적용한 제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오뚜기는 ‘와사비 진짜쫄면’을 선보였다. 쫄깃하고 탄력 있는 쫄면 면발에 태양초 고추장이 들어간 매콤새콤한 진짜쫄면의 비법양념장과 톡 쏘는 매운맛의 알싸한 와사비가 색다른 매운맛을 선사한다.

이처럼 ‘매운맛’이 인기를 끄는 것은 경제 불황과 각종 스트레스 때문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요기요에서 지난해와 올해 봄 시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월요일이 다른 요일 대비 매운음식에 대한 주문 비중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기요는 ‘월요병’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만성피로의 대표적인 날로 월요일을 꼽는데 월요일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강렬한 매운 맛 음식이 사랑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풀려는 분위기에 매운 맛 특유의 자극적인 중독성이 더해져 매운 맛 열풍이 생긴 것”이라며 “새로운 자극을 찾기위한 업계의 노력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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