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소확행 승부’…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도 반해

신희철기자

입력 2019-02-11 03:00:00 수정 2019-02-11 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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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맥주시장 점유율 1% 돌파

국내 수제맥주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를 넘어선 가운데 대기업의 시장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수제맥주 전문점 데블스도어 서울 서초구 센트럴시티점. 신세계푸드 제공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제 맥주의 점유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1%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한 가치를 중시하는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40%가량 성장했다.

10일 국세청과 한국수제맥주협회 등에 따르면 공장 출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633억 원으로 조사됐다. 국내 전체 맥주 시장 규모인 5조 원의 1.26%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2015년 227억 원(0.47%)에서 2016년 311억 원(0.64%), 2017년 433억 원(0.86%)으로 확대됐다. 최근 3년간(2016∼2018년) 연평균 성장률은 40.8%에 이른다.

‘크래프트 비어’로도 불리는 수제 맥주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 등에서 개발해 소량으로 생산하는 맥주를 말한다. 소량 생산인 만큼 맥주의 원재료(맥아 홉 효모)와 부재료(과일 초콜릿 채소 등)를 다양한 방식으로 배합해 짧은 기간에 소비한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연간 생산량 1억 L 미만, 대기업 지분 33% 미만을 수제 맥주 제조사로 인정하고 있다.

수제 맥주의 인기는 가치소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소비자들은 맥주를 음식에 곁들이는 음료 정도로 생각해 ‘라거’(깨끗하고 청량한 맥주)에 만족했지만, 이제 맥주를 하나의 ‘음식’으로 대우하며 까다롭게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4년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제조사의 맥주 외부 유통이 허락된 요인도 있다. 사업 환경이 개선되면서 2015년 79개였던 국내 수제 맥주 제조장 수는 지난해 127개로 늘었다.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자 대기업과 패션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수제 맥주 기업 더핸드앤몰트를 인수했고, 하이트진로는 영국 수제 맥주 브랜드 브루도그의 국내 유통권 확보에 나섰다. 패션 기업 LF는 지난해 강원 고성에 수제 맥주 제조장을 짓고 12월 ‘금강산 골든에일’ 등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와 스타필드 위례에 각각 수제 맥주펍 ‘데블스도어’와 ‘데블스 다이너’를 오픈하며 수제 맥주를 파는 매장을 총 7곳으로 늘렸다. 진주햄이 운영하는 수제 맥주 제조사 카브루는 올 상반기 서울에 직영 매장을 열고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브루 관계자는 “수제 맥주를 캔 형태로도 만들었다”면서 “올해 유통 채널을 편의점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류업계에서는 맥주 종량세 개편 여부가 향후 수제 맥주 시장 확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종가세(가격 기준 세금 부과)에서 종량세(용량 기준 세금 부과)로 바뀌면 수제 맥주의 소비자 가격이 20%가량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종량세 전환을 위한 연구 용역 등을 거쳐 상반기 중 주세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제 맥주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맥주 종량세가 도입되면) 2023년 국내 수제 맥주 시장 규모는 3700억 원으로 전체 시장의 7%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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