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808억 남성화장품 시장에 프리미엄 바람… 男心 유혹

박은서 기자

입력 2018-03-14 03:00 수정 2018-03-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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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가꾸는 남성 늘며 세분화
일체형 대신 기능별로 제품 나눠… 여성처럼 스펀지로 바르는 상품도
홍삼 원료 남성 전용 라인 출시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이 늘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은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고급 제품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어 프리미엄 시장도 확대 추세에 있다.

13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 업체들은 남성용 고급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남성 제품군을 재정비하는 등 고급 화장품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피부 관리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남성들을 더 많이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1조2808억 원 규모로 전년보다 4.1% 성장했다. 향후에도 비슷한 성장세를 유지해 2020년에는 1조400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의 남성 화장품 객단가(1인당 구매액)는 2015년 7만8000원에서 지난해 8만5000원으로 오름세다. 화장품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군 시장 규모가 현재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제품을 원하는 남성이 늘면서 화장품 업체들은 제품군을 좀 더 세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허브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는 지난달 남성 스킨케어 라인인 ‘맨올로지(Manology)’를 새롭게 개편했다. 빌리프는 LG생활건강 브랜드 중 처음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LG 생활건강 ‘맨올로지’
빌리프는 제품 개편 과정에서 올인원(All in One·일체형) 제품의 가짓수를 5종에서 2종으로 줄였다. 그 대신 ‘오리지널 아쿠아 바운싱 워터로션’ ‘오리지널 모이스처라이저 아쿠아 밤’ 등 수분과 진정 효과를 담은 3종의 제품을 추가했다.

화장품 업계에선 그동안 남성들이 화장품을 챙겨 바르기 귀찮아 한다는 점에 착안해 올인원 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나만 발라도 토너, 로션, 에센스 기능을 모두 충족해 줄 수 있어 일일이 골라 바르지 않아도 된다는 간편함을 강조해 왔다가 최근에 트렌드가 바뀐 것.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면도를 자주하는 남성 소비자들은 본인의 피부를 민감하다 혹은 거칠다고 생각하며 관리하기를 원한다”며 “과거 남성들은 화장품의 기능 중 ‘간편함’을 우선했다면 최근엔 맞춤형 제품을 스스로 고르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남성 소비자도 화장품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면서 올인원 제품만으로는 해당 수요를 충족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이 세분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도 브랜드 ‘라네즈 옴므’의 수분 안티에이징 제품 ‘블루에너지’를 1월 새롭게 내놓았다. 해양 심층수가 약 74% 이상 함유돼 남성들이 겪는 수분 부족, 탄력 저하 등을 방지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아이오페’는 지난해 6월 자외선 차단과 피부 보정 효과가 있는 ‘맨 에어쿠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펀지로 화장품을 찍어 바르는 쿠션 상품은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지만 메이크업을 하는 성인 남성이 늘면서 남성을 겨냥한 전용 쿠션 상품이 나왔다.

KGC인삼공사는 지난달 홍삼 화장품 브랜드 ‘동인비’의 남성 전용 라인 ‘동인비 현’을 출시했다. 홍삼을 주원료로 쓰는 동인비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분류된다. 정제수 대신 홍삼 응축수 등 고급 원료를 사용한다. 그동안 동인비는 여성용 제품만 있고 남성용은 없었다.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성장세에 있다는 판단 아래 이번에 남성용 제품을 선보였다. 안빈 KGC인삼공사 화장품사업실장은 “남성 소비자들이 진한 홍삼향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어 동인비 현은 홍삼향보다는 청량한 느낌의 아쿠아향을 강조했다”며 “남성용 화장품 시장에서 비싼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만큼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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