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도 AI 시대… 생활패턴 파악해 알아서 ‘절전모드’

허동준 기자

입력 2019-03-14 03:00 수정 2019-03-1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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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10’ 개발진이 밝힌 신기술
AI, 사용자 충전-사용 패턴 학습… 더 오래 유지할 수 있게 최적 관리
무선 공유 통해 ‘배터리 품앗이’… ‘카르마 캠페인’ 조만간 시행 계획


삼성전자 갤럭시 S10 배터리 개발진이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갤럭시 S10과 이 스마트폰의 무선 배터리 공유 기능으로 충전이 가능한 갤럭시 버즈 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유수 부품전문팀 프로, 이현수 손홍정 무선사업부 시스템개발팀 프로, 이주향 부품전문팀 프로, 문정민 상품전략팀 프로. 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을 쥐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배터리는 ‘생명’과 같다. 24시간 연결돼 있기를 바라는 젊은 디지털 세대일수록 배터리 부족으로 인한 단절을 참지 못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기능별 중요도(10점 만점)로 메모리(7.2점)에 이어 배터리(7점)를 꼽을 정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개발팀은 한 번 충전으로 더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어 하는 사용자 니즈를 무엇보다 고민했다고 한다. 그 결과 갤럭시 S10 배터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넣어 효율적인 맞춤형 배터리 관리가 가능하게 했다.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난 문정민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프로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항상 최고 수준을 제공해 왔지만 배터리가 좀 더 오래가면 좋겠다는 사용자 니즈가 늘 있었다”며 “소비자 각자의 사용 패턴에 최적화해 배터리에도 AI를 도입하게 됐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AI는 사용자의 충전 패턴과 사용 패턴을 학습해 스마트폰을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낮 시간에 70%대 배터리를 유지하는 내근직들이 갑작스러운 출장으로 배터리가 50%까지 떨어지면 단말기가 스스로 절전 모드에 들어간다. 사용 패턴에 따라 시간대별로 사용하지 않는 앱은 알아서 절전 모드를 실행한다.

손홍정 무선사업부 시스템개발팀 프로는 “실제 100개의 앱을 설치해도 은행 앱 같은 경우는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며 “사용자가 사용하지 않는 앱에 불필요한 배터리 소모를 하지 않기 위해 AI 기술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배터리 자체의 성능도 강화됐다. 배터리 두께 8.5mm, 용량이 3000∼3500밀리암페어(mAh)였던 갤럭시 S9에 비해 갤럭시 S10 배터리는 두께를 7.8mm까지 줄이고 용량은 3400∼4100mAh로 약 10% 늘렸다. 에너지효율을 높인 디스플레이 기능을 감안하면 전력 소모가 최대 18% 감소됐다는 내부 테스트 결과도 있다.

삼성전자의 ‘충전 에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개발된 ‘무선배터리 공유’ 기능도 새로운 점이다. 김유수 무선사업부 부품전문팀 프로는 “2015년 갤럭시 S6 시리즈에서 무선 충전을 처음 적용한 이후 새로운 것에 도전하다 ‘폰 투 폰’ 충전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선충전협회(WPC)가 정한 국제표준만 충족하면 브랜드에 관계없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들을 갤럭시 S10 시리즈 뒷면에 올려놓고 충전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배터리 카르마’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카르마는 불교에서 업(業)을 의미한다. 무선배터리 공유로 다른 사람에게 배터리를 공유해주면 언젠가 배터리가 부족할 때 나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프로는 “실용적인 측면에 더해 주변 사람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소통의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선배터리 공유 이후의 배터리 진화는 무엇일까. 개발진들은 “삼성전자가 무선 충전 기술을 선도해 온 만큼 원거리 충전에 도전할 계획”이라며 “2∼3년 안에는 스마트워치나 의료기기 등 전력이 적게 필요한 제품에 우선적으로 무선주파수(RF) 충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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