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잡아라” SKT 다시 추격전

김재형 기자

입력 2019-01-16 03:00 수정 2019-01-1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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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채팅-대용량 파일 전송 기능, ‘RCS’ 4년 만에 재개하며 의욕
모빌리티-음원-인공지능 이어 양사 플랫폼 경쟁 전면전 양상




SK텔레콤이 ‘차세대 메시지 서비스(RCS)’를 4년 만에 재개했다. 카카오톡처럼 단체 채팅이 가능하고 ‘읽음 확인’과 대용량 파일(사진, 동영상 등) 전송 기능이 추가된 새 버전의 문자메시지 서비스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최근 불붙고 있는 SK텔레콤과 카카오의 플랫폼 대결에 격전장이 하나 더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텔레콤은 15일 최신 휴대전화인 갤럭시노트9, 갤럭시S9, S9+ 스마트폰부터 RCS를 우선 적용한다고 밝혔다. 따로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업데이트하면 된다. SK텔레콤은 RCS 적용 기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으로 기존 문자메시지에 메신저 기능을 더한 것이다. 2012년 SK텔레콤을 포함한 통신 3사는 RCS 1세대 격인 ‘조인’을 내놨지만 카카오톡에 밀려 3년 만에 모두 서비스를 종료했다.

RCS가 적용되면 문자메시지로도 최대 100명까지 그룹 채팅이 가능하고, 100MB 크기의 사진과 동영상 파일을 전송할 수 있다. 기존 단문 메시지(SMS)로는 짧은 텍스트 전송만 가능했다. 국내에는 KT가 지난해 말 ‘채팅’으로 명명한 RCS를 먼저 시작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해당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은 다른 통신사 가입자끼리는 RCS가 적용되지 않는 게 단점이지만 올해 상반기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에 폐막한 ‘CES 2019’에서 “4, 5월경이면 모든 통신 가입자가 RCS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 3사의 (RCS) 연동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RCS의 출시는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전방위 플랫폼 전쟁의 일부로 해석된다. 이미 두 회사는 모빌리티와 음원,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치열하게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다. 통신 사업이 본업인 SK텔레콤은 매출 규모나 인력 면에서 카카오를 압도하지만 인터넷 신사업 분야에서만큼은 카카오를 추격하는 위치다.

SK텔레콤은 택시 호출 서비스(모빌리티)에서 선두 카카오T를 따라잡기 위해 지난해 11월 티맵 택시를 전면 개편했다. 개편 직전 월간 실사용자수(MAU)가 10만 명에 불과하던 티맵 택시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와 택시기사 편의 기능 등을 개선해 지난해 12월 MAU를 120만 명 이상으로 늘렸다. 같은 시기 카카오T의 MAU는 1000만 명.

음원 시장에서도 두 회사의 대결은 치열하다. 카카오는 2016년 3월 멜론을 인수하면서 음원 부문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전신인 ‘뮤직메이트’를 개편해 플로(FLO)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음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웹사이트 순위 분석업체 코리안클릭의 13일 자료에 따르면 플로의 MAU는 138만 명으로 멜론(419만 명), 지니(212만 명)에 이어 3위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에서 인터넷 사업자로 변모하고 있는 SK텔레콤은 각 분야에서 카카오와 맞붙고 있다”며 “인공지능 플랫폼을 제외하면 아직은 SK텔레콤이 밀리는 형국이지만 정보기술(IT) 간 연계가 강화되는 5세대(5G) 통신 시대가 열리면 통신 분야 선두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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