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통신비 절감 정책 살펴보니…“알뜰폰 활성화 주효”

뉴시스

입력 2017-10-12 08:31:00 수정 2017-10-12 08: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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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I, 월평균요금 20% 인하…배경은 MVNO 가입자 증가
한국 알뜰폰, 요금할인율 인상·보편요금제 도입 등 위기



일본의 가계통신비 인하 대책에 이동통신재판매사업(MVNO) 활성화 방안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의 알뜰폰에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있다

12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에 따르면 일본의 가계통신비 절감 대책에는 MVNO, 이른바 알뜰폰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중심에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일본은 3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가 시장을 과점하는 형태다. 이에 일본은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편익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2001년에 MVNO를 처음 도입했다.

당초 일본 이동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역할을 할 줄 알았던 MVNO는 2009년까지 2%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사실상 실패로 치부됐다.

그러자 일본 정부는 MVNO사업 확대에 팔을 걷어 붙였다. 2013년 모바일 창생계획을 발표해 2016년까지 MVNO 가입자를 2배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MVNO가입자를 15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2015년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TV, 컴퓨터를 구매하는 것처럼 소비자가 일반 전자제품 유통점 등에서 휴대폰을 자유롭게 구입한 뒤 원하는 이통사에 가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써 상대적으로 저렴한 MVNO가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가입자를 모으는 계기가 됐다.

데이터 도매대가도 지속적으로 인하했다. 일본 총무성은 이동통신사가 MVNO에게 제공하는 도매 요금과 조건을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매년 3월말에 공표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 도매대가는 연 평균 18%씩 하락했다.

이런 정책으로 현재 일본 정부의 MVNO활성화 대책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MVNO 가입자 수는 1586만명으로 전체 1억6792만명의 9.4% 수준이다.

MVNO사업자도 크게 늘어났다. 현재 684개 사업자가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입자가 3만명 이상되는 MVNO사업자도 59개나 된다.

최근 일본의 이동통신사 KDDI는 MVNO 가입자가 늘어나자 지난 7월 자발적으로 요금을 내렸다. 전체가입자를 대상으로 1500엔(약 1만5000원)을 인하했다.

KDDI 고객들이 주로 가입하는 요금제는 월 7000~8000엔 수준이다. 요금제마다 조금 차이는 있지만 월 평균요금 20%가 인하된 것이다.

KDDI는 MVNO의 급성장에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이라고 설명했다. KDDI는 새 요금제 도입 이후 15일간 45만 건을 계약했는데 가입자 대부분이 MVNO로 이탈할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MVNO 활성화 대책를 통해 자발적인 통신요금 인하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이에 비해 한국의 MVNO사업자인 알뜰폰은 일본에 비해 매우 열악한 처지에 놓여있다.

한국은 알뜰폰을 2011년에 도입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알뜰폰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입자의 11.5%, 매출의 3.1%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MVNO와 양적인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알뜰폰업계의 지난해 영업적자는 317억원, 누적적자는 2700억원에 달한다.

더해 알뜰폰은 문재인 정부가 ‘전 국민 월 1만1000원 통신 기본료 폐지’ 등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궁지에 몰렸다.

이동통신업계가 거세게 반발해 정부는 어르신·저소득층(취약계층)으로 감면 대상을 한정하고 선택약정할인율(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 할인)을 종전 20%에서 25%로 조정했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제를 바탕으로 가입자를 늘려온 알뜰폰은 선택요금할인율 조정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동통신사와 경쟁이 어려운 탓이다.

여기에 정부는 월 2만원대의 보편요금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알뜰폰은 고사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국내의 MVNO 시장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일본의 MVNO시장과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해 벤치마킹을 시도하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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