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반도체 기술 초격차 반드시 유지해야”

김지현기자

입력 2018-08-07 03:00:00 수정 2018-08-07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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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만난뒤 화성 반도체연구소 깜짝 방문

李부회장, 국내 경영행보 시작 6일 삼성전자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경기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깜짝 방문해 현장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이 외부 인사 없이 따로 사업장 라인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올해 2월 출소 이후 줄곧 국내에서의 공식 경영 행보는 자제해 오던 이 부회장이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 참석을 계기로 내부 기강을 다지고 임직원 기 살리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 평택사업장에서 열린 간담회 공식 행사를 마친 뒤 따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로 이동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부품(DS)부문장인 김기남 사장을 비롯해 진교영 사장(메모리사업부장), 정은승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 강호규 부사장(반도체연구소장) 등 경영진을 만나 압도적인 기술 격차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수요에 대비하려면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등에 안주하지 말고 차량용 차세대 반도체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중국이 정부 주도로 반도체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주도권을 뺏겨선 안 된다는 당부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특정 사업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낸 건 2015년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바이오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강조한 후 3년여 만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평소 회의 때도 주로 듣는 편이고 자신의 메시지를 강하게 주문하는 편이 아니라 이번 현장 방문에서의 주문이 회사 내부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10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에서 기술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도입한 차세대 노광장비인 ‘EUV(극자외선)’ 연구라인에 직접 들어가 준비 과정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시설은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 출소 직후인 올해 2월 투자를 결정했다. 내년 하반기(7∼12월)에 완공돼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어 이 부회장은 반도체연구소 임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깜짝 방문해 일반 직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를 20년 넘게 유지하는 것은 우리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 달라”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부회장의 예정에 없던 행보가 회사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이 부회장이 총수에 오른 뒤 임직원들과 만난 첫 자리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2016년 사내 등기이사 선임 이후 임직원과의 만남을 준비했지만 국정 농단 사태로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이어져 온 회사를 둘러싼 악재에 일반 임직원도 많은 충격과 상처를 받았던 만큼 이 부회장이 출소 직후 임직원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삼성 안팎에서 이어져 왔다”며 “적절한 타이밍을 고민하던 이 부회장이 대통령 및 경제부총리와의 만남 이후 직원들과의 스킨십 기회를 강화하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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