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폰, ‘펜’으로 中공세 막는다

김재희 기자

입력 2018-08-06 03:00 수정 2018-08-0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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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시장점유율 확대에 사활
갤노트9, 블루투스 기능 S펜 무장… 8월 24일 조기출시 기선 제압
LG, 펜 품은 중가형 Q8 내놔… 중저가 잠식 中제품에 맞짱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 경쟁의 막이 올랐다. 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노트9’을 공개하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애플, 화웨이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은 다음 달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에 하반기에 출시하는 프리미엄 제품인 LG V35 ThinQ(씽큐)를 지난달 6일 미리 선보인 LG전자는 중가(中價)형 모델인 ‘LG Q8’를 출시하며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에 밀린 국내 전자업체들이 하반기에 승기를 잡기 위해 조기 출시, 라인업 다양화 등의 카드를 꺼냈다.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 가장 먼저 승부수를 던질 업체는 삼성전자다. 갤럭시노트9은 빠른 속도, 대용량 배터리, 개선된 ‘S펜’ 기능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갤럭시노트9에는 퀄컴의 최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스냅드래건 845가 탑재될 예정이다. 배터리도 갤럭시노트8(3300mAh)보다 커진 4000밀리암페어시(mAh)가 탑재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인 ‘S펜’에도 처음으로 블루투스 기능이 탑재돼 음악 재생, 사진 찍기 등 스마트폰 제어에 활용되고, 게임에도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조기출시’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갤럭시노트9의 흥행이 그 어느 때보다 절박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올해 2분기(4∼6월) IT모바일(IM)사업부문 영업이익이 2조6700억 원에 그쳤다. 이는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IM사업부문 영업이익 중 최저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5일 전작인 갤럭시노트8를 출시했지만 갤럭시노트9은 이보다 약 3주를 앞당겨 이달 24일 출시하기로 했다. 애플, 화웨이 등 글로벌 경쟁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9월로 예측되면서 이보다 빨리 제품을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LG전자는 중가형 제품의 성능을 강화해 중저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업체를 겨냥했다. LG전자는 53만9000원의 중가형 스마트폰 ‘Q8’를 10일 내놓기로 했다. Q시리즈는 LG전자가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지난해부터 선보인 중가형 라인업. Q8에는 LG전자가 30만∼40만 원대 저가형 ‘LG 스타일러스’ 제품에만 탑재해 온 펜 기능인 ‘스타일러스 펜’이 내장됐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메모하는 ‘바로 메모’, 아무 화면에서나 즉시 메모할 수 있는 ‘팝 메모’ 등 기능이 추가됐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스타일러스 기능을 Q 시리즈로 편입해 중가형 라인업 제품들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펜 기능을 쓰고 싶지만 경쟁사 제품이 비싸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에게 또 다른 선택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라인업 다양화, 조기 출시 등 각자의 카드로 시장점유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으로 화웨이(5420만 대)가 애플(4130만 대)을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1, 2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경쟁하던 구도가 깨진 것이다. 삼성은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1위를 지켰지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00만 대 줄었고, 점유율도 1.7%포인트 감소했다. 화웨이도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메이트 20’ 시리즈를 이달 31일(현지 시간)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꿈의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은 다음 달 ‘아이폰 9’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 업체들은 긴장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는 중저가 전략과 동시에 메이트 시리즈에서는 내장형 지문 센서, 자체 개발하는 기린 칩셋 등 혁신을 담으며 프리미엄 제품군에서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국내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 효과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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